2012년부터 7년간 코치…"한국 다이빙에 역사적인 메달…지원·관심 늘었으면"
(광주=연합뉴스) 박재현 기자 = "현실이 아닌 것 같았어요."
시상대에 선 제자를 본 권경민 코치(37)의 마음은 벅차올랐다.
김수지(21·울산광역시청)는 13일 광주 광산구 남부대 시립국제수영장에서 열린 2019 국제수영연맹(FINA)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다이빙 여자 1m 스프링보드 결승에서 5차 시기 합계 257.20점으로 동메달을 따냈다.
이번 대회 우리나라 첫 메달이자, 한국의 세계선수권대회 다이빙 종목 최초 메달이었다.
메달 세리머니에서 김수지는 밝은 표정으로 시상대에 올라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관중석에서는 힘찬 박수와 호응이 터져 나왔다.
김수지를 지도한 권경민 코치도 경기장에서 이 모습을 지켜봤다.
권 코치는 2012년 런던올림픽 직후 대표팀에서 김수지와 연을 맺었다.
당시 14살 소녀였던 김수지는 7년이 지난 지금 21살 성인이 됐다.
권 코치는 이번 대회에서 메달을 어느 정도 예상했다고 했다.
그는 "최근 경기력이 많이 올라왔는데 보여드릴 기회가 없었다"며 "특히 가장 자신 있는 종목이 1m 플랫폼이라 잘하면 메달을 딸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막상 정말로 김수지가 시상대에 오르자, 권 코치는 얼떨떨한 기분이었다고 했다.
그는 "동메달을 받는 장면을 봤는데, 현실이 아닌 것 같았다"며 "어려운 경쟁을 뚫고 잘해준 수지에게 고맙다"고 밝혔다.
어린 나이에 올림픽 무대를 밟으며 주목을 한몸에 받았던 김수지는 부푼 기대를 안고 나선 2016년 리우올림픽 선발전에서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권 코치는 "당시 플랫폼 종목과 스프링보드 종목을 같이 했는데, 둘 모두를 준비하는 게 벅찼던 것 같다"며 "이후부터는 스프링보드에 집중하며 경기력이 많이 좋아졌다"고 전했다.
김수지의 가장 큰 장점을 묻자 권 코치는 "밝은 성격"이라고 답했다.
"올림픽 예선에서 탈락했을 때도 밝은 성격 때문에 잘 극복했다"며 "매사에 긍정적이라 지적을 하면 고집부리지 않고 바로 받아들여 금방 실력이 는다"고 칭찬했다.
또 "입수 동작보다는 점프에 강점이 있다"며 "점프는 유럽 선수들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권 코치는 이번 메달이 새로운 시작의 출발점이 되기를 소망했다.
"한국 다이빙, 더 나아가 한국 수영에 있어서 이번 동메달은 역사적인 일"이라며 "이번 일을 계기로 관심과 지원이 늘어난다면, 올림픽에서도 메달을 노려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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