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韓반박 6시간 만에 긴급회견…정부 주장 맞춰 일일이 트집
(도쿄=연합뉴스) 김정선 특파원 = 일본이 대한(對韓) 수출규제와 관련, 한국으로부터 "문제 제기는 있었지만 '철회'라는 말은 없었다"고 주장하는 등 일일이 트집을 잡은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한일 당국은 지난 12일 도쿄(東京)에서 일본의 수출규제와 관련한 첫 실무회의를 열었다.
일본 경제산업성 간부는 회의 후 열린 브리핑에서 "한국 측으로부터 (규제강화의) 철회를 요구하는 발언은 없었다"고 주장했지만, 우리 정부는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이에 회의에 참석한 한국 정부 대표단은 다음날인 13일 오전 11시께 하네다(羽田)공항에서 서울로 출국 전 기자회견을 열어 일본 측의 발표 내용을 부인하며 조목조목 반박했다.
14일 NHK에 따르면 이로부터 6시간여만인 같은 날 오후 5시께 경제산업성 역시 회의에 참석한 과장이 참석하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산케이신문이 구체적으로 전한 내용에 따르면 이와마쓰 준(岩松潤) 무역관리과장은 회견에서 "문제 해결의 제기는 있었지만, 철회라는 것은 없었다"고 말했다.
마이니치신문 역시 마쓰모토 과장이 "문제 제기는 있었지만, 의사록에서 '철회'의 문자는 확인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일본은 한국 정부 대표단이 하네다공항에서의 회견에서 세계무역기구(WTO) 규정 위반 문제에 대한 항의가 없었다는 일본의 설명에 대해 사실과 다르다고 지적한 것에 대해서도 트집을 잡았다.
마쓰모토 과장은 "한국으로부터 반론은 없었다"고 기존 일본 정부 입장을 되풀이했다. 사실상 한국에 대한 보복조치를 두고 열린 회의인데 반론이 없었다고 거론한 것이다.
그는 한국 정부 대표단이 "(12일) 회의는 문제 해결을 위한 만남이므로 협의로 보는 게 더 적당하다는 주장을 관철했다"고 강조한 데 대해서도 "유감"이라며 반론을 폈다.
일본 측은 이번 회의가 '협의'가 아닌 사실 확인을 위한 단순한 '설명회'라고 주장해 왔는데, 이러한 입장을 반복한 것이다.
마쓰모토 과장은 한국 정부 대표단의 발언이 양측이 합의한 내용을 넘어선 것이라면서도 자세한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경제산업성은 지난 12일 회의에선 향후 회의 개최에 대해 "이야기가 없었다"고 언론에 설명했다.
그러나 마쓰모토 과장은 회견에서 "(의견) 교환 중에 (차기 회의에 대한) 발언은 있었다"며 설명을 정정했다.
그는 한국 측 질문에는 이메일 등으로 회답하는 방안을 상정하고 있다며 차기 회의 개최 여부에 대해선 "모르겠다"고 말했다.
경제산업성이 이처럼 한국 정부 설명에 일일이 트집을 잡고 억지 주장을 펴는 것은 한일 관계를 고려하지 않은 채 수출규제에 대한 강경한 입장을 재차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이 제기된다.
js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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