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전사태로 지하철 멈추고 엘리베이터에 갇혀, 4만4천여명 불편
(서울=연합뉴스) 전성훈 기자 = 미국 뉴욕 맨해튼 도심에서 13일(현지시간) 저녁 변압기 화재에 따른 정전이 발생해 지하철이 멈춰서는 등 큰 혼란이 빚어졌다고 AP통신 등 외신이 보도했다.
뉴욕 소방당국에 따르면 변압기 화재는 맨해튼 한복판에 있는 웨스트 64번가와 웨스트 엔드 애버뉴에서 시작됐다.
이후 오후 8시께부터 인근 미드타운의 록펠러센터 빌딩이 상당 부분 정전됐고, 고급 레지던스와 상가가 밀집한 어퍼 웨스트사이드 지역도 영향을 받았다.
지하철 역사가 암흑천지로 변한 가운데 일부 지하철 운행이 중단되는가 하면 멈춰선 엘리베이터 안에 갇힌 시민들의 구조 신고가 소방당국에 쇄도했다.
맨해튼의 명소인 타임스스퀘어의 일부 전광판도 정전으로 불이 꺼졌고, 브로드웨이에선 공연이 취소되거나 관객 입장이 지연되는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물랑루즈' 공연을 보러왔다는 한 관객은 "(브로드웨이의) 모든 극장의 불이 꺼진 것을 볼 수 있다"면서 "이것이 우리가 처음 목격한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 소방당국은 정전 지역이 맨해튼 서부 쪽에 집중돼있으며, 약 4만4천여명의 시민이 불편을 겪었다고 전했다.
최초 불이 난 지역의 여러 건물에선 연기가 피어오르는 장면도 목격됐다.
빌 더블라지오 뉴욕시장은 정전 원인과 관련해 CNN방송 인터뷰에서 전력 송전 과정에서의 기계적인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면서 외부의 개입은 없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공교롭게도 이날은 1977년 뉴욕에서 발생한 대정전 사태의 42주년 되는 날이다. 도심 내 광범위한 약탈과 방화로 이어진 당시 대정전으로 총 3억1천만 달러(약 3천655억원) 상당의 피해가 났다.
뉴욕시는 인력을 총동원해 어퍼 웨스트사이드의 상업·업무지역부터 복구 작업을 벌이고 있으나, 전력 공급이 완전히 정상화되기까지는 시간이 다소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lu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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