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2분기 어닝시즌 개막…무역전쟁·경기둔화에 전망 암울

입력 2019-07-15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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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2분기 어닝시즌 개막…무역전쟁·경기둔화에 전망 암울
"이익 -3%로 3년 만에 최대 낙폭"…기술기업들 타격 크게 나타날 듯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다수 미국의 대기업들이 이번 주 2분기 실적 발표에서 부진한 성적표를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14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번 어닝시즌에는 대형은행인 씨티그룹, JP모건, 영상 스트리밍업체 넷플릭스 등이 2분기(4∼6월) 실적을 공개한다.
기업들의 이번 발표는 글로벌 경기 둔화,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에 대처하는 개별 기업들의 성적표라는 성격이 있다.
리서치업체 팩트셋에 따르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에 포함된 기업 가운데 80곳이 애초 예상한 것보다 2분기 실적이 악화할 것으로 분석됐다.
이들 기업에는 넷플릭스, 소프트웨어업체 어도비, 자동차 부품·통신장비 제조사 하니웰 인터내셔널 등이 포함된다.
이는 2006년 이후 처음으로 2개 분기 이상 이익이 감소하는 사태로 주식시장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팩트셋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이익이 작년 동기 대비 3% 줄어 2016년 2분기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이런 암울한 전망에도 일부 투자자들은 이번 분기 실적이 상승까지는 아니더라도 보합 수준은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기업들이 시장의 실적 전망치를 깰 수 있도록 애널리스트들이 전망치를 보수적으로 잡는 경향이 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실제로 올해 1분기에도 애널리스트들은 이익이 4% 감소할 것으로 점쳤으나 실제 낙폭은 0.3%에 그쳤다.
투자은행 모건스탠리의 선임 포트폴리오 책임자인 앤드루 시먼스는 "주가지수가 역대 최고임에도 실적 기대는 매우 낮다"며 "실적 발표에 시장이 매우 좋게 반응하도록 환경을 연출해놓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실제 경영 여건이 점점 악화하고 있다는 점은 대기업 수십곳이 집단적 목소리를 낼 정도로 무시하기 힘든 사실이다.
이들 기업은 인건비 증가, 달러화 강세에 따른 수출경쟁력 저하, 유럽과 아시아의 경제 성장 둔화를 그 원인으로 지목한다.
반도체업체, 다양한 제조업체, 식료품 회사, 소매업자 등은 무역전쟁의 고율 관세 탓에 이익률이 떨어진다고 밝힌다.
특히 최근 수년간 미국 주식시장을 떠받친 동력이던 기술기업들은 무역전쟁, 글로벌 경기 둔화로부터 더 큰 타격을 받고 있다.
팩트셋에 따르면 실적 경고가 나온 88개 기업 가운데 26개가 반도체업체 마이크론과 인텔을 비롯한 기술기업인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은행 크레디트스위스에 따르면 소셜미디어 업체 페이스북도 규제와 보안 관련 비용 때문에 이익률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크레디트스위스는 마이크론, 웨스턴디지털도 저조한 매출과 생산 감소의 결과로 이익률에 압박을 받을 것으로 진단했다.
대형은행들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전망 때문에 실적 기대가 불투명해질 것으로 관측된다.
은행들은 예금과 대출의 금리 차이로 주요 수익을 올리는데, 금리가 떨어지면 기존 전략에 대폭 손질을 가해야 한다.
연준의 금리 인하에 따라 장단기 금리 차가 좁아지는 추세도 은행 수익에 악영향을 미친다.
은행들은 대개 낮은 단기 금리로 자금을 빌려 높은 장기 금리로 빌려주는 방식으로 영업하기 때문이다.
WSJ은 "최근 몇 년간 오르는 금리가 은행들의 실적을 부양해줬지만 이제 그런 시기는 끝났다"고 진단했다.
jangj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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