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철거계획 철회 촉구"…지자체 "보존 가치 평가할 것"
(인천=연합뉴스) 윤태현 기자 = 일제강점기부터 산업화 시기까지 우리나라 목선(木船) 건조기술 역사를 간직한 대장간이 철거될 기로에 놓여 시민단체가 보존을 촉구하고 나섰다.
15일 인천도시공공성네트워크에 따르면 인천시 동구는 만석동 일대에 도시재생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오래된 대장간인 '신일철공소(43㎡)'를 철거하는 계획을 논의하고 있다.
이 철공소는 1974년부터 2007년까지 대장장이인 고 박상규씨가 운영하던 곳으로 목선 건조 때 사용하는 철제 못인 '배 못'을 생산하던 대장간이다.
1970년대 철제 선박이 주목받고 목선이 쇠락하면서 철공소도 대부분 사라졌지만 신일철공소는 명맥을 유지하다가 2007년 박씨가 고인이 된 후에야 끝내 문을 닫게 됐다.
그래도 이곳에는 그가 사용하던 시설과 장비가 그대로 남아 있다.
시민단체는 신일철공소가 우리나라 목선 건조기술 역사를 간직한 곳이며 라며 보존을 촉구하고 있다.
이 단체 관계자는 "박상규 장인은 국내 유일무이한 배 못 원천기술 소유자로 그가 운영하던 이 철공소는 우리나라 배 건조 역사를 들여다볼 수 있는 곳"이라며 "동구는 철거 계획을 철회하고 이곳에 대한 조사·연구를 시행해 보존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동구는 그러나 이 철공소가 인천시 지원 도시재생사업인 '만석주꾸미 더불어마을 사업' 부지에 포함된 탓에 철거 여부를 고심하고 있다.
인근 어린이집은 이 철공소 건물이 오래돼 곳곳이 갈라지는 등 미관을 해치고 안전사고 우려도 있다며 철거 요구 민원을 제기하고 있다.
동구 관계자는 "이번 주 내 도시유적위원회를 열고 신일철공소에 대한 보존 가치를 평가한 뒤 철거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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