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관세폭탄 후 美기업 생산기지 '中 완전철수' 본격화"

입력 2019-07-15 11:14  

"5월 관세폭탄 후 美기업 생산기지 '中 완전철수' 본격화"
WSJ, 공급사슬 재편 보도…"시간·비용 탓 떠나면 안 돌아온다"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제조업체들이 무역전쟁 장기화에 따라 중국에 마련한 생산기지를 아예 제거하는 추세라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신발업체 크록스, 맥주 냉장기기 업체 예티, 진공청소기 제조사 룸바, 카메라 업체 고프로 등이 중국에서 다른 나라로 생산기지를 옮겼다.
미국의 간판 다국적기업인 스마트폰 제조업체 애플도 최종 조립공장을 중국에서 철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가구제조업체 러브색은 올해 초 제품 75%를 중국에서 만들었으나 그 비중이 현재 60%로 줄었다.
이는 미국이 2천5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부과하는 25% 관세를 피하기 위한 조치다.
중국에서 탈출하는 기업들의 경영자들은 생산기지를 중국으로 다시 옮겨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힌다.
새로 생산시설을 구축하고 운송로를 재조정하는 데 든 시간과 비용이 만만찮기 때문이다.
러브색의 숀 넬슨 최고경영자(CEO)는 내년 말까지 중국 생산을 중단할 계획을 밝히며 "일단 떠나면 안 돌아온다"고 말했다.



WSJ은 미국과 중국의 통상마찰이 길어질 것을 대비해 미국 기업들이 글로벌 제조업 공급사슬 재편에 가세한다고 진단했다.
이 탈출 행렬은 미국이 올해 5월 2천억 달러 규모의 중국 제품에 대한 관세율을 10%에서 25%로 올리는 추가조치를 집행한 이후 본격적으로 속도가 붙은 것으로 관측됐다.
중국에서 생산한 물품을 미국에 수출하는 업체들의 고충은 관세율 인상으로 추가조치가 이뤄지기 전부터 이미 확인된다.
미국 상무부 통계국에 따르면 지난 5월까지 미국의 대중국 상품수입은 작년 같은 시기보다 12% 줄었다. 이는 10년 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대 감소 폭으로 기록됐다.
기업들의 중국 탈출로 이득을 보는 국가들로는 베트남, 인도, 대만, 말레이시아 등 생산비가 저렴한 아시아 국가들이 주목된다.
최고 수혜국으로 꼽히는 베트남의 경우 올해 미국의 대베트남 수입액이 648억 달러로 작년보다 무려 36%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국에 대한 고율 관세 때문에 기업들이 미국 본토로 돌아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WSJ은 관세를 피해 중국에서 달아난 미국 제조업체들의 생산시설이 본국으로 회귀한다는 증거는 희박하다고 지적했다.
jangj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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