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공개회의 발언…'추석 전 지지율 10% 안 되면 사퇴' 사실상 번복 해석
(서울=연합뉴스) 방현덕 기자 =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가 15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여러분들이 아무리 그래도 손학규 안 물러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손 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퇴진파' 최고위원들에게 "내가 얼마나 만신창이가 됐는지 아느냐"며 이같이 언급했다고 복수의 최고위 참석자들이 밝혔다.
한 참석자는 "손 대표가 자신이 사퇴하면 양당체제로 복귀할 것이라며 제3당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절대 사퇴를 할 수 없다고 하는 과정에서 나온 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퇴진파'가 혁신위원회를 움직여 퇴진 압력을 아무리 넣는다고 해도 물러나지 않는다는 취지"라고 덧붙였다.
손 대표는 최고위가 끝난 뒤에도 '추석 전 당 지지율이 10%가 안 되면 사퇴하겠다고 한 것이 유효하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아직 답변을 못 드리겠다"고 밝혔다.
그는 "당이 분열된 상태에서 싸움이 혁신위원회로까지 확대가 될지는 (몰랐다)"며 "우리가 지지율을 높인다는 것이 과연 현실적으로 가능성이 있는 것인지 (봐야 한다). 답변을 보류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4·3 보궐선거 참패 후 사퇴 요구를 받아온 손 대표는 지난 4월 15일 "추석까지 당 지지율이 10%에 미치지 못하면 대표직을 그만두겠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당내에서는 그가 상황 변화를 이유로 애초 약속을 사실상 '번복'한 것이 아니냐는 논란이 이는 상황이다.
한 퇴진파 관계자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혁신위원회 구성도 손 대표 측이 원하는 대로 하도록 양보를 했다"며 "일이 이렇게 됐으면 객관적으로 판단해 (진퇴 문제를) 처리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손 대표를 옹호하는 '당권파' 한 관계자는 "당시 약속은 당의 총력 지원을 전제로 했던 것이지 지금과 같은 혁신위 좌초 위기를 상정한 것이 아니다"라며 "기본전제가 다르기 때문에 번복했다고 볼 수 없다"고 반박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손 대표의 강경한 입장과 민주평화당 일각의 '제3당 신당' 분위기를 연결짓는 시각도 나오고 있다.
바른정당 출신을 중심으로 한 퇴진파 의원들은 그간 손 대표가 평화당 일부 의원과 손을 잡고 '호남당'을 만드는 게 아니냐는 의혹을 끊임없이 던져왔다.
그러나 손 대표 측 관계자는 "손 대표는 바른미래당을 '호남 자민련'으로 만들지 않겠다는 의사를 누차 밝혔다"며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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