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이닝 2실점 역투에도 불펜진 난조로 시즌 11승 놓쳐
"1회가 가장 힘들었다…팀이 이겨서 괜찮다"
(보스턴=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구원 투수의 난조로 시즌 11승을 아쉽게 놓친 류현진(32·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은 "팀이 이겨서 괜찮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류현진은 15일(한국시간)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의 펜웨이파크에서 열린 미국프로야구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방문 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2실점 호투를 펼쳤다.
하지만 4-2로 앞선 8회 말 류현진에게 마운드를 넘겨받은 페드로 바에스가 산더르 보하르츠, J.D. 마르티네즈에게 연속 솔로포를 맞아 4-4 동점을 허용한 바람에 류현진의 승리는 허무하게 날아갔다.
다저스가 연장 12회 접전 끝에 7-4로 승리한 뒤 만난 류현진은 "(바에스가 승리투수 요건을 날린 것은) 야구하다가 언제든 일어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쿨하게 반응했다.
그는 "그런 부분은 신경 안 쓴다. 팀이 이겨서 기분 좋게 (필라델피아로) 이동할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후반기 첫 선발 등판에 나선 류현진은 수비 시프트와 주전 유격수 코리 시거가 결장한 다저스의 허술한 내야 수비 때문에 롤러코스터를 탔다.
류현진은 1회에만 5개의 안타를 내주고 2실점 하며 흔들렸다. 그중 3개는 평범한 땅볼이 수비 시프트 탓에 내야안타로 둔갑한 케이스였다.
또 유격수 크리스 테일러의 송구 실책까지 나왔지만 류현진이 1회에 내준 2실점은 고스란히 자책점이 됐다.
하지만 류현진은 2회부터 안정을 되찾았다. 2회 9개, 3회 8개로 빠르게 투구 수를 줄였다.
직구뿐만 아니라 컷패스트볼, 커브, 체인지업 등 다양한 구종을 섞어가면서 보스턴 타자들을 요리하고 7회까지 추가 실점을 막았다.
류현진은 "1회에 내야 쪽으로 빗맞은 안타가 많이 나와서 크게 신경 안 썼다. 안 좋게 실점했지만, 그 뒤에 제구가 정확하게 잘 됐다. 체인지업이 잘 들어가면서 범타도 많이 나왔다"고 자평했다.
그는 '자책점 2점이 기록된 것이 아쉽지 않느냐'는 질문에 "어쩔 수 없다"면서도 "(릭 허니컷) 투수코치님이 내일 (메이저리그 사무국 쪽에 이의를) 제기할 것 같긴 한데, 내일 얘기가 나오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류현진은 보스턴과 지난해 월드시리즈 2차전에 한국인 투수로는 최초로 선발 등판해 4⅔이닝 4실점 하며 패전투수가 됐다.
아픈 기억이 서린 펜웨이파크를 9개월 만에 다시 찾았으니 감회가 남다를 법했다.
하지만 류현진은 "지난해 월드시리즈와는 분위기가 전혀 달랐다"며 "그때보다 많은 이닝을 던져서 좋았다. 월드시리즈보다 이번이 좋았던 것은 틀림없다"고 했다.
이날 수비 때문에 울고 웃은 류현진은 "1회에 수비 실책이 나오긴 했지만, 그 이후에는 잘 맞은 것도 야수 정면으로 향하는 등 도움받은 것도 있었다"고 했다.
그는 좌익수 알렉스 버두고가 환상적인 홈 송구로 실점을 저지한 장면에 대해서는 "그런 플레이가 나오면 투수 입장에서 신이 난다"며 "또 오늘은 타자들도 점수를 초반에 뽑아줘서 편하게 경기했다"고 했다.
류현진은 "오늘 경기는 1회가 가장 힘들었다. 그 이후에는 크게 힘들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chang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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