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강팀 보스턴을 적지에서 맞아 정말 잘 던졌다"
(보스턴=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미국프로야구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의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류현진이 던졌는지도 까먹었다"고 말했다.
다저스는 15일(한국시간) 미국 보스턴의 펜웨이파크에서 열린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방문 경기에서 연장 12회 접전 끝에 7-4로 승리했다.
5시간 40분의 혈투를 치른 로버츠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류현진의 투구에 관해 묻자 "류현진이 던졌는지도 까먹었다"고 농담을 던졌다.
류현진이 인상적이지 않았다는 뜻이 아니다. 류현진이 던졌다는 사실을 잊게 할 정도로 긴 승부였다.
류현진은 이날 7이닝 8피안타 2실점을 기록했다.
1회에 안타 5개로 2실점 했지만 2회부터 7회까지는 안타를 3개만 내주고 무실점으로 막았다.
로버츠 감독은 "류현진은 무척 좋았다"며 "1회에 빗맞은 안타가 나오고, 내야 땅볼을 야수들이 아웃시키지 못했지만 그래도 실점을 최소화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류현진은 이후 7회까지 잘 버텼다. 보스턴과 같은 강팀을 적지에서 잘 막아내며 우리에게 승리할 기회를 안겨줬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류현진의 시즌 11승은 8회 말 마운드에 오르자마자 홈런 2방을 잇달아 맞고 동점을 내준 페드로 바에스 때문에 물거품이 됐다.
로버츠 감독은 "류현진에게 승리를 안겨주지 못한 것은 불운하지만 그래도 팀이 승리를 거뒀다"면서 "류현진은 잘 던졌다"는 말을 잊지 않았다.
두 팀의 승부가 연장전에 접어들어서도 쉽게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자 '선데이 나이트 베이스볼'로 이날 경기를 전국에 중계한 ESPN은 지난해 월드시리즈 3차전 자료 화면을 보여줬다.
당시 다저스는 보스턴과의 월드시리즈 3차전에서 연장 18회 말 맥스 먼시의 끝내기 홈런으로 승리했다.
로버츠 감독은 지난해 월드시리즈 18회 연장 승부가 생각났는지를 묻는 말에 "(네이선) 이볼디가 없어서 다행이라 생각했다"고 농담했다.
보스턴의 이볼디는 당시 3차전에서 연장 12회에 등판해 무려 97개의 공을 던지며 6이닝(3피안타 2실점)을 책임졌다.
로버츠 감독은 "우리와 보스턴은 4시간 이상 접전을 소화할 수 있는 강팀이다. 월드시리즈는 지난해 일이고, 우리는 상대와 상관없이 시리즈를 이기기 위해 노력한다. 어쨌든 재밌는 시리즈였다"며 소감을 전했다.
chang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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