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베흐루즈 카말반디 이란 원자력청 대변인은 15일(현지시간) 유럽 측이 핵합의를 완전히 이행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카말반디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에게 "유럽이 핵합의에서 약속한 의무를 모두 실행하지 않으면 우리도 핵합의에서 정한 바에 따라 비례적으로 핵합의를 이행하지 않겠다"라고 말했다.
이어 "유럽의 핵합의 미이행에 대응해 우리가 핵합의를 점점 지키지 않으면 4년 전 핵협상 타결 이전으로 회귀할 수 있다"라며 "핵합의는 우리만 혼자 지키는 게 아니라 '상호 교환'이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란이 핵합의 이행 범위를 축소하기로 한 결정은 핵합의에서 정한 '행동대 행동' 원칙(핵합의 36조)의 틀을 지킨 정당한 일이지 미국처럼 근거없이 완전히 위반한 게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우리가 핵합의를 단계적으로 이행하지 않는 것은 외교적 기회를 주려는 목적이다"라며 "유럽은 이성적으로 자신의 의무를 이행해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이란은 미국이 일방적으로 핵합의를 탈퇴한 지 1년이 된 5월 8일 '전략적 인내'를 끝내고 핵합의 이행 범위를 단계적으로 축소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란은 1단계 조처로 핵합의에서 제한한 저농축 우라늄과 중수의 저장한도를 넘겼고 7월 7일 2단계 조처로 우라늄 농축도 상한(3.67%)을 넘겨 4.5%까지 농축했다.
그러면서 60일 뒤(9월 5일)까지 유럽이 이란산 원유 수입을 재개하지 않으면 3단계 조처를 하겠다고 예고했다.
이란의 이런 대응에 대해 14일 유럽 측 핵합의 서명국(영·프·독)은 이란에 핵합의를 다시 지키라는 내용의 공동 성명을 냈다.
이란 외무부는 15일 이 성명과 관련, "유럽 측이 지키는 만큼 우리도 핵합의를 지키겠다"라며 "말로만 핵합의를 유지하겠다고 하지 말고 실제 행동에 나서라"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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