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400 인수 내년 4월 완료…다음 목표는 러시아와 공동생산"
(이스탄불=연합뉴스) 김승욱 특파원 = 군부 쿠데타 진압 3주년을 맞은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15일 "다시는 배반 행위가 있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관영 아나돌루통신에 따르면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날 수도 앙카라에서 열린 새 경찰청사 준공식에 참석해 "3년 전과 같은 배반이 재발하지 않도록 모든 예방조치를 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군인과 경찰, 정보부대 등 터키의 민주주의를 수호하는 기관이 있는 한 누구도 이 나라를 무릎 꿇릴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반대를 무릅쓰고 도입한 러시아제 S-400 지대공 미사일을 언급하며 "S-400 인수는 내년 4월에 완료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일부는 우리가 S-400을 도입할 수 없거나 우리 땅에 배치할 수 없을 것이라고 했지만 이미 S-400의 인수가 시작됐다"며 "다음 목표는 러시아와의 공동생산"이라고 덧붙였다.
이날은 2016년 군부가 주도한 쿠데타가 6시간 만에 진압된 지 정확히 3년째 되는 날로 터키 정부는 2017년부터 7월 15일을 '민주주의와 국가통합일'로 정해 기념하고 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날 앙카라의 순교자 기념비를 찾아 헌화하고 쿠데타로 목숨을 잃은 희생자들의 넋을 기렸다.
이어 그는 쿠데타 진압 성공을 기념해 열린 임시국회에 참석했다.
터키 최대 도시 이스탄불에서도 정부 주도의 기념행사가 곳곳에서 열렸다.
2010년대 초 터키 민주주의의 성지로 불린 탁심 광장에는 대통령실 직속 언론청 주도로 대형 디스플레이가 설치돼 쿠데타 당시의 영상을 비췄다.
또 대통령실과 외교부, 국방부 등 정부 주요 웹사이트 홈페이지에는 쿠데타 진압 영상이 게재됐다.
3년 전 터키 군부는 에르도안 대통령이 휴가를 떠난 틈을 이용해 이스탄불 아타튀르크국제공항과 보스포루스 대교, 앙카라 국제공항, 국영방송사 등을 장악하며 군사 정변을 시도했다.
그러나 시민의 저항과 에르도안 대통령의 복귀로 6시간 만에 쿠데타는 실패로 끝났다.
쿠데타 과정에서 251명이 목숨을 잃었고 2천200여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쿠데타를 지휘한 것으로 알려진 아큰 외즈튀르크 전 공군사령관은 지난달 '가중처벌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가중처벌 종신형'은 터키가 유럽연합(EU)에 가입하기 위해 사형제를 대체해 도입한 제도로 가석방이 극도로 어렵거나 불가능하며 수감조건이 일반 종신형보다 엄격하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지난 4월 쿠데타 시도와 관련한 혐의로 2만226명이 유죄 판결을 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한때 자신의 동지였던 재미 이슬람학자 펫훌라흐 귈렌을 쿠데타의 수괴로 지목하고 미국에 그의 신병을 넘길 것을 요구했으나 미국은 명확한 증거가 없다며 이에 응하지 않고 있다.
kind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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