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시카고 시장 트럼프 대통령에 불체자 단속 중단 호소

입력 2019-07-16 08:33  

美시카고 시장 트럼프 대통령에 불체자 단속 중단 호소



(시카고=연합뉴스) 김 현 통신원 =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 10개 대도시를 대상으로 대대적인 불법 체류자 검거 작전에 나선 가운데 '성역 도시'(Sanctuary City)를 표방하는 시카고 시 신임 시장이 단속에 협조하지 않을 뜻을 밝히며 정책 중단을 호소했다.
로리 라이트풋(56·민주) 시카고 신임 시장은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이 체포 작전에 착수한 직후인 15일(현지시간) 워싱턴 포스트에 실린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내는 공개 서한'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유해한 정책'에 대해 다시 생각해달라"고 촉구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민 법원으로부터 추방 명령을 받고도 미국에 머물러 있는 불법 체류자 2천 명이 이번 단속의 주요 목표라고 강조하고 있으나, 체류 신분이 불안정한 이들은 두려움에 떨고 있다.
라이트풋 시장은 공개 서한에서 "이번 단속 시작을 앞두고 시카고 경찰에 'ICE 요원들에게 협조하지 말고, 그들이 경찰 데이터 베이스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할 것'을 지시했다"며 "트럼프 행정부가 전개하는 일련의 정책들이 미국을 더 안전하거나 더 강하게 만들 것으로 믿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시카고 시에는 약 18만 명의 서류미비자(불체자)들이 살고 있다"면서 "그들은 이 곳에서 일하며 지역 경제에 이바지하고, 대중교통 시스템을 이용하며, 자녀들을 공립학교에 보내고, 시립대학에 다닌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단속으로 인해 많은 이민자들이 두려움·혼란·불안을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라이트풋 시장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번 단속이 단순한 위협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미 전역의 어린이들에게 영구적 해를 입힐 수 있음을 고려해달라"고 당부한 뒤 "ICE가 시카고에서 작전을 개시할 경우 맹렬한 저항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라이트풋 시장은 취임 이래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 정책에 찬성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견지해왔으나, 이민자 옹호단체들은 라이트풋 시장이 더 적극적인 반응을 보여야 한다고 요구해왔다.
ICE가 주도하는 단속 작전은 뉴욕·로스앤젤레스·시카고·휴스턴·애틀랜타·샌프란시스코·덴버·볼티모어·마이애미를 중심으로 진행된다. 애초 뉴올리언스도 대상에 속했으나, 열대성 폭풍 '배리'(Barry)의 영향권에 들면서 잠정 제외됐다.
지난 주말을 기해 단속 작전이 개시됐으나 실제 체포된 인원은 많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시카고 일원에서는 북부 교외도시 에지워터의 여성이 지난 12일 밤 두 살된 딸과 함께 체포됐다가 관리감독 명령을 받고 석방됐다고 시카고 abc방송은 전했다.


chicagorh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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