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 안팎으로 치솟아…보험료 연내 세 번째 인상 고심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 올해 상반기 국내 손해보험사들의 자동차 보험 손해율이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상 손해율이 치솟는 폭염과 폭우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지도 않았는데, 적정 손해율을 넘겨 90% 안팎으로 치솟았다.
16일 손보업계에 따르면 업계 1위 삼성화재[000810]의 6월 자동차 보험 손해율(가마감)은 90.0%로 집계됐다.
현대해상[001450] 87.0%, DB손해보험[005830] 86.5%, KB손해보험 84.2%로 업계가 생각하는 적정 손해율인 77∼78%를 웃돈다.
중소형 손보사의 사정은 더욱더 좋지 않다. 메리츠화재[000060] 84.6%, 한화손해보험[000370] 88.9%, 더케이손해보험 95.5%, 롯데손해보험[000400] 99.4%, MG손해보험은 103.6%를 기록했다.
손해율은 고객으로부터 받은 보험료를 고객한테 지급한 보험료로 나눈 값이다. 수치가 높을수록 보험료 인상 압박이 커진다. 손해율이 100%를 넘는다는 것은 보험료를 받아도 손해액을 다 충당하지 못한다는 의미다.
올 상반기를 기준으로 봐도 손해율은 여전히 높다.
1∼6월 손해율은 삼성화재 87.1%, 현대해상 86.5%, DB손보·KB손보 각각 86.8%로 나타났다.
손해율이 오른 것은 차량 정비요금이 인상되는 등 보험금 원가가 올랐기 때문이다. 교통사고 후유증 치료에 활용되는 한방 추나요법에 건강보험이 적용되면서 보험금 지급액이 급증한 영향도 있는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일반적으로 폭염과 폭우 등으로 자동차 사고가 늘어나는 여름철에는 손해율이 훌쩍 뛰지만, 본격적인 폭염·폭우가 찾아오기 전부터 손해율이 치솟은 것은 더욱 문제라는 게 업계 의견이다.
업계 관계자는 "제대로 된 장맛비와 푹푹 찌는 무더위가 찾아오면 손해율은 더 높아질 텐데 걱정"이라며 "특히 이미 100%에 가까운 몇몇 손보사의 손해율은 심각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손해율 사정을 이유로 하반기에 손보사들은 또다시 자동차 보험료 인상을 고심하고 있다. 손보사들은 현재로서는 각종 특약을 폐지해 원가를 낮추는 방식을 자구책으로 삼고 있다.
다만 이미 올해 들어 두차례 인상을 단행한 만큼, 금융당국의 눈치를 살필 수밖에 없고 연내 추가 인상은 무리라는 의견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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