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세대 아이돌은 향수 자극, 4세대는 활동성과 직결 효과"
(서울=연합뉴스) 이정현 기자 = '1세대 언니들'은 파급력이 기대보다도 컸다. 데뷔 21년 차, JTBC '캠핑클럽'을 통해 14년 만에 고정 예능에 함께한 1세대 걸그룹 핑클 얘기다.
이런 리얼리티 관찰 예능은 '캠핑클럽' 전에도 꽤 있었다. 현재 한창 활동 중인 4세대 아이돌 사이에서도 관찰 예능은 '필수 아이템'이다. 신구 구분 없이 '스테디셀러'가 된 아이돌 관찰 예능의 역사와 효과를 짚어본다.
◇ 핑클·지오디·신화부터 BTS·워너원·몬스타엑스까지
최근 선봬 첫 방송부터 시청률(닐슨코리아 유료가구 기준 4.2%)과 화제성을 모두 잡은 '캠핑클럽'을 비롯해 1세대 아이돌을 소환하는 관찰 예능은 꾸준히 나온다.
지난해 10부작으로 방송한 후 12월 종영한 지오디(god)도 JTBC '같이 걸을까'를 통해 17년 만에 '완전체'로 예능에 도전했다. 이들은 스페인 산티아고 길을 함께 걸으며 지금까지 걸은 길, 그리고 앞으로 함께 걸어갈 길을 진솔하게 이야기하면서 향수를 불러일으켰다.
고정 프로그램이 아니라도 장기 프로젝트로 MBC TV '무한도전-토토가(토요일 토요일은 가수다)'로 뭉친 H.O.T.와 젝스키스 사례 역시 그들의 속내와 일상을 관찰하는 방식으로 오랜 팬들을 다시 결집했다.
특히 '무한도전'을 통해 뭉친 H.O.T.는 오는 9월 고척돔에서 3일간 콘서트를 열고 팬들과 만나겠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고, 젝스키스는 YG엔터테인먼트에 둥지를 틀고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젝스키스의 경우 지난달 10부작으로 제작된 올레TV 웹 예능 '젝스키스 발리에서 생긴 일'을 통해 오랜 우정과 팀워크를 과시하기도 했다.
멤버 전원은 아니라도 일부가 관찰 예능에 참여하는 일은 더 많다. 신화의 에릭과 앤디는 MBC에브리원에서 방영 중인 '세빌리아의 이발사'를 통해 다시 만났고, H.O.T. 토니안은 지난달 종영한 TV조선 '일단 같이 가'에서 한승연, 김소혜 등 후배 아이돌과 함께 여행을 떠났다.
최근 아이돌 그룹과 관찰 예능은 더욱 뗄 수 없는 관계다.
월드스타가 되기 전부터 유튜브를 통해 팬들과 활발하게 소통한 방탄소년단은 지난 1월 종영한 유튜브 레드 전용 다큐멘터리 '번 더 스테이지'(BTS: Burn the Stage)에 출연했다. 지난해 엠넷 '달려라 방탄'도 방송됐다.
프로젝트 그룹 워너원은 데뷔 직후 출연한 엠넷 '워너원고' 시리즈 외에도 지난해 올레TV '워너트래블'을 통해서도 팬들과 일상을 공유했다.
신흥 강자 몬스타엑스 역시 지난해 JTBC2 '몬스타엑스레이3'를 통해 관찰 예능 대열에 합류했고, 이밖에 투모로우바이투게더, 네이처, 세븐틴, 공원소녀, 갓세븐, (여자)아이들도 모두 자체 관찰 예능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 1세대는 향수 자극하며 팬층 확대, 신규 그룹은 활동 성과 직결
위 사례만 보더라도 신구 아이돌을 막론하고 관찰 예능은 팬들과 일상을 공유하는 가장 좋은 수단이자, 그룹의 위치를 (재)확인하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1세대 아이돌의 경우 팬들의 향수를 자극해 과거 팬덤을 결집하면서, 새로운 프로그램 도전을 통해 새로운 팬도 확보한다는 전략이 깔렸다.
'캠핑클럽' 관계자는 20일 "과거 큰 인기를 얻은 아이돌 그룹 멤버들 조합은 기존 팬들을 시청자층으로 확보하는 동시에 새로운 세대의 관심까지 끌어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출연자들이 카메라 앞에서 자연스럽게 대화하고 움직이는 환경을 만들어주고, 최종 결과물의 색깔과 방향을 명확히 한 채 제작이 이뤄진다면 성공확률도 높아진다"라며 "첫 방송 후 반향을 일으킨 '캠핑클럽'은 이런 여러 조건이 잘 맞아떨어진 결과"라고 자평했다.
이어 "이들의 만남과 여행에 대한 목적이 뚜렷하고, 조합만으로 희소성이 확보됐으며, 첫 회부터 캐릭터가 뚜렷하게 드러나 핑클을 잘 모르는 이들까지 재미를 느끼게 했다"고 강조했다.
4세대 아이돌의 관찰 예능을 활발하게 제작 중인 엠넷 측은 프로그램의 가장 큰 효과로 그룹의 실제 활동에 대한 기대감 증대를 꼽았다.
엠넷 관계자는 "무대, 공연, 앨범 등을 준비하는 과정을 리얼리티로 담아 보여줌으로써 실제 활동 전 팬들에게 기대감을 심어준다"라며 "팬층의 관심으로 디지털 콘텐츠의 영향력을 강화하고, 음악 전문 채널과 가수가 함께 '윈윈'할 수 있다"라고 했다.
그는 이어 "아이돌 관찰 예능에 대한 반응이 누적되면서 엠넷이 만드는 프로그램에 대한 신뢰도 생긴다"라며 "폭발적인 시청률은 없더라도 장기적으로는 이러한 효과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lis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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