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아일랜드 출신 캐디 엘리엇, 코스 공략에 큰 도움 될 듯
(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메이저 사냥꾼' 브룩스 켑카(29)가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44·이상 미국)의 연습 라운드 제안에 대꾸도 하지 않았다.
우즈는 16일(현지시간) 영국 북아일랜드의 로열 포트러시 골프클럽에서 열린 제148회 디오픈 챔피언십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해 켑카와 일화를 소개했다.
자신이 켑카에게 지난달 US오픈 준우승을 축하하며 올해 브리티시오픈을 앞두고 코스에서 연습 라운드를 함께 하자는 제안을 먼저 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하지만 아직 아무 답도 듣지 못했다"고 켑카에게 서운한 감정을 내비쳤다.
켑카는 2017년 US오픈, 지난해 US오픈과 PGA 챔피언십, 올해 PGA 챔피언십 등 최근 10차례 메이저 대회 가운데 네 번이나 우승한 '메이저 전문가'다.
올해 앞서 열린 세 차례 메이저 대회에서는 PGA 챔피언십 우승, 마스터스와 US오픈 준우승 등 '우승 아니면 준우승'이라는 믿기 어려운 결과를 냈다.
자신의 통산 6승 가운데 4승을 메이저에서 따낼 만큼 메이저에 강한 모습을 보인 켑카가 단순히 자신의 '메이저 우승 노하우'를 알려주기 싫어서 우즈의 연습 라운드 제안을 무시한 것은 아니다.
우즈 역시 올해 마스터스에서 정상에 오르는 등 메이저 대회 통산 15승을 달성한 현역 최고의 '메이저 전문가'이기 때문이다.
올해 디오픈이 열리는 로열 포트러시 골프클럽은 1951년 이후 무려 68년 만에 이 대회를 다시 개최하는 장소다.
2012년 유러피언투어 대회인 아일랜드오픈을 개최했으나 당시 우즈가 출전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 코스를 경험할 기회가 없었다.
우즈는 14일 이 코스에 도착하기 전까지 로열 포트러시에서 공을 쳐본 일이 없었다.
그런데 바로 켑카의 캐디인 리키 엘리엇이 바로 북아일랜드 출신으로 이 로열 포트러시 골프장을 훤히 꿰뚫고 있다는 사실이 우즈가 켑카에게 연습 라운드를 제안한 이유 가운데 하나가 됐다.
2013년부터 켑카의 백을 멘 엘리엇은 선수로 활약하던 주니어 시절 이 코스에서 열린 대회에도 출전하는 등 로열 포트러시 골프클럽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인물이다.
따라서 켑카로서는 우승 경쟁자가 될지도 모르는 우즈와 함께 연습 라운드를 하면서 자신의 코스 공략 노하우를 미리 공개할 이유가 없는 셈이다.
켑카는 자신의 캐디에 대해 "코스에서 골프에 대한 얘기는 거의 하지 않고, 내가 감정적으로 화가 났거나 그럴 때 옆에서 잘 맞춰준다"며 "엘리엇은 내가 성공할 수 있는 이유 가운데 하나이고 정말 훌륭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칭찬했다.
이번 대회에서 2위 이상의 성적을 내면 사상 최초로 한 시즌에 4대 메이저 대회를 모두 우승 또는 준우승으로 장식하게 되는 켑카는 "올해 좋은 성적을 냈지만 당연히 우승을 목표로 하는 입장에서 2위는 만족하기 어려운 결과"라고 말했다.
켑카는 자신의 캐디를 위해서라도 이번 대회 정상에 오르겠다고 다짐했다.
세계 랭킹 1위 켑카는 "그가 이곳에서 자라면서 여기서 이 대회가 열릴 것이라고 생각이나 했겠느냐"며 "그는 지금도 훌륭하지만 여기에서 우승한다면 그보다 더 멋진 장면은 나오기 어려울 것"이라고 캐디의 고향에서 열리는 메이저 대회 우승에 대한 각오를 밝혔다.
올해 디오픈은 18일 개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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