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대교 안전센터에 군·경 합동상황실…주민 등은 평온한 일상생활
(당진=연합뉴스) 이은파 기자 = "해군 함대가 있는데 어떻게 여기까지…"
17일 오전 충남 당진 서해안고속도로 행담도휴게소 근해에서 잠수함의 잠망경으로 추정되는 물체가 신고돼 군경이 한바탕 소동을 벌였으나 인근 시민들은 평온한 분위기 속에서 의아심을 표시했다.
신고가 접수되자 군과 경찰, 해경이 휴게소 뒤편 한국도로공사 서해대교 안전센터에 합동 상황실을 차리고 수색상황을 점검하는 등 분주하게 움직였다.
그러나 휴게소 직원들은 아무 일 없다는 듯 업무에 몰두했고, 휴식차 휴게소에 들른 관광객 등도 밝은 표정으로 식사를 하거나 차를 마셨다.
휴게소에 들른 한 60대 관광객은 "서해에서 잠망경 추정 물체 목격 신고가 접수됐다는 내용을 조금 전 스마트폰에서 봤다"며 "하지만 그곳이 이 인근인지는 몰랐다"고 했다.
또 다른 관광객은 "잠수함은 깊은 바다를 항해하는 것으로 안다"며 "아산만은 수심이 얕고 인근에 해군 함대가 있는데 과연 촘촘한 경계망을 뚫고 들어올 수 있겠느냐"고 의문을 표시했다.
당진시민들도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
김모(63·당진시 신평면) 씨는 "넓은 서해에서 행담도까지는 짧지 않은 거리"라며 "잠수함이 들어왔다면 해군·해경 함정과 어선이 발견하지 않았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나 우리 군의 허술한 경계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행담도휴게소 음식점의 한 직원은 "북한 목선의 삼척항 진입 사건에서 보듯 우리 군의 경계가 허술한 것은 부인할 수 없다"고 일침을 가하면서 "이번에 신고된 내용이 해프닝으로 마무리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물이 빠지면서 드넓은 갯벌이 드러난 가운데 먼바다에서는 해군 함정 1척과 해경 경비정 1척, 어선 1척이 바쁘게 오가며 해상을 수색했으나 합동참모본부는 결국 대공 용의점이 없고 어망 부표를 잠망경으로 착각하고 오인 신고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발표했다.
잠망경 추정 물체가 발견된 곳의 최대 수심이 11m에 불과하고 당시 물이 빠지던 상황이라 잠수함 등이 기동하기는 어려운 환경이라고 당국의 한 관계자는 분석했다.
sw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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