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즈 개척자' 지정환 신부 기념관 임실테마파크에 건립

입력 2019-07-17 15:05  

'치즈 개척자' 지정환 신부 기념관 임실테마파크에 건립
내년 착공 예정…"우리가 줄 수 있는 마지막 선물 될 것"

(전주=연합뉴스) 홍인철 기자 = 88세를 일기로 올해 4월 선종한 한국 치즈의 개척자 지정환 신부를 기리기 위한 기념관이 건립될 전망이다.



전북 임실군은 총 50억원(국비 20억원 포함)을 들여 2020∼2021년 성수면 치즈테마파크에 '지정환 신부 기념관'을 지을 계획이라고 17일 밝혔다.
이 기념관은 1967년 국내 최초로 임실에 치즈 공장을 세워 관련 산업을 육성, 지역경제 활성화에 이바지한 지 신부의 발자취와 정신을 계승하기 위한 것이다.
심 민 임실군수는 "가난한 농민을 위해 땅 30만평을 간척해 100여 가구에 나눠주고 어려운 이웃을 도우면서 늘 희망을 전달한 지 신부님은 한국 농업의 대부"라며 기념관 건립 배경을 설명했다.
심 군수는 그러면서 국민훈장 모란장을 추서한 이개호 농식품부 장관에게 건립 비용 일부를 지원해달라고 요청했으며, 농식품부도 관련 예산을 편성했다고 소개했다.
이에 따라 임실군은 연말까지 지 신부와 관련한 사료 수집을 마무리하고 내년 착공할 예정이다.
벨기에 태생인 고인은 1959년 "전쟁의 땅에 희망을 품게 하자"고 결심, 한국행 배에 오른 뒤 1964년 임실성당 주임신부로 부임했다.
고지대인 임실에 산이 많아 쌀이나 보리농사가 불가능할 것으로 보이자 부임 당시 선물로 받은 산양 2마리로 산양 보급과 산양유·치즈 개발에 나섰다. 이후 임실 성가리에 국내 첫 공장을 설립해 치즈 산업을 이끌었고 임실 치즈 농협도 출범시켰다.
아울러 전북지역 복지시설을 오가며 장애인과 소외계층도 돌봤다.



고인은 한국 치즈 산업과 사회복지에 기여한 공로로 2016년 한국 국적을 얻었다.
2002년에는 호암상(사회봉사대상)을, 2016년에는 대통령 포장(지역산업진흥유공)을 받았다.
심 군수는 "한국 치즈의 역사는 지 신부가 걸어온 역사와 같다"면서 "기념관은 지역경제 발전이라는 소중한 선물을 쥐여준 그에게 우리가 줄 수 있는 마지막 선물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icho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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