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비나미술관서 '우리 모두는 서로의 운명이다'展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푸른 털을 가진 곰 눈 주변에 분홍색 하트가 있다. 사나운 동물인 곰에게서 친근감이 느껴진다.
작가 고상우가 네거티브 필름을 반전하고 디지털 드로잉으로 작업한 작품 '겨울잠'이다. 그는 곰뿐만 아니라 사자에도 하트를 그려 넣었다. 심장과 생명을 상징하는 하트를 통해 관람자가 동물도 영혼을 지닌 사랑스러운 존재임을 깨닫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지난해 11월 종로구 안국동을 떠나 은평구 진관동에 둥지를 튼 사비나미술관이 18일 개막하는 기획전 '우리 모두는 서로의 운명이다-멸종위기 동물, 예술로 허그(HUG)'는 멸종 위기에 처한 동물에 초점을 맞춘 이색 전시다.
사비나미술관은 "환경오염과 기후변화로 인해 코끼리, 코뿔소, 호랑이, 기린 등 최대 100만 종에 달하는 동식물이 수십 년 안에 멸종위기에 처한다고 한다"며 "지구 보존을 위한 21세기 미술관의 사회적 역할을 고민하다 기획한 전시"라고 17일 설명했다.
전시에 참여한 작가는 고상우, 김창겸, 러스 로냇이다. 이들은 국립생태원에서 자료를 받고, 연구원 조언을 들은 뒤 토론을 거쳐 독특한 작품을 완성했다.
김창겸은 첨단기술로 만든 다채로운 꽃문양을 활용한 영상 작품을 통해 '플라워 만다라'를 보여준다. 만다라는 고대 인도어로 '원'을 의미한다.
미국 뉴욕에서 주로 활동하는 러스 로냇은 멸종위기 동물을 그린 유화와 드로잉을 소개한다. 그는 동물이 처한 위험성을 알리는 영상 설치 프로젝트 홀로세를 진행 중이다.
미술관 3층에는 증강현실(AR)을 이용한 작품을 감상하고, 환경 인식 수준을 알아보는 아카이브 전시 존을 마련했다.
여름방학을 맞아 20일부터 내달 18일까지는 유아와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전시는 11월 3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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