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리우올림픽, 강한 바람 때문에 고전…2017년 세계선수권은 우여곡절 끝에 기권
2019년 광주에서는 극적인 역전극 펼치며 결승행…인생 목표는 올림픽 메달
(광주=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한국 다이빙의 간판 우하람(21·국민체육진흥공단)은 10m 플랫폼보다 3m 스프링보드에 더 자신감을 드러낸다.
하지만 올림픽, 세계선수권 등 메이저대회에서는 3m 스프링보드에서 연거푸 실패를 맛봤다.
2019년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서는 그 악연을 완전히 끊어냈다.
우하람은 17일 광주광역시 광산구 남부대 시립국제수영장에서 열린 2019 국제수영연맹(FINA)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다이빙 남자 3m 스프링보드 준결승에서 6차 시기 합계 430.65점을 얻어 11위에 올랐다.
준결승에 진출한 18명 중 상위 12명만 얻는 이번 결승행 티켓과 2020년 도쿄올림픽 출전권을 손에 넣었다.
우하람은 "정말 홀가분하다"라고 했다.
우하람은 2015년 러시아 카잔 세계선수권 남자 3m 스프링보드에서 결승에 올라 7위를 차지했다. 7위는 이번 대회 이전까지 우리나라의 세계선수권대회 다이빙 개인전 최고 성적이었다.
카잔 대회의 선전으로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본선 무대를 밟은 우하람은 3m 스프링보드 예선에서 29명 중 24위에 머물러 준결승에도 나서지 못했다.
당시 바람이 매우 심하게 불었고 우하람은 고전 끝에 올림픽 데뷔전을 마쳤다. 리우올림픽 남자 3m 스프링보드에서는 우승 후보였던 중국의 허차오마저 바람을 이겨내지 못하고 21위로 예선 탈락했다.
우하람은 리우올림픽 남자 10m 플랫폼에서는 한국 다이빙 사상 최초로 결승에 진출해 11위에 오르는 쾌거를 이뤘다.
그러나 3m 스프링보드 개인전 불운은 이어졌다.
2017년 헝가리 부다페스트 세계선수권 3m 스프링보드에서도 우하람은 준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스스로 준결승을 포기한 것이기도 했다.
우하람은 예선에서 트위스트 자세로 세 바퀴를 회전해 앞으로 두 바퀴 반을 도는 고난도 기술을 수행할 때 두 바퀴만 회전하는 큰 실수를 저질렀다.
미리 제출한 기술을 수행하지 않았으니 0점 처리됐어야 했지만 심판진이 우하람의 실수를 알아채지 못하고 점수를 매기는 바람에 우하람은 13위로 18명에게 주어지는 준결승 출전권을 얻었다.
예선 19위 선수 측에서 항의했고, 판정을 되돌릴 수 없는 심판들은 난감해했다.
그때 우하람이 준결승 출전을 포기했다. 우하람이 기권하면서 19위 선수가 준결승에 나섰다. 심판진도 우하람의 결정을 고마워했다.
우하람은 2019년 광주에서 치르는 세계선수권에서 실력으로 2020년 도쿄올림픽행 출전권을 따고 싶어했다. 그는 "먼저 열리는 3m 스프링보드에서 출전권을 따야 (19일 열리는) 10m 플랫폼 경기도 긴장하지 않고 치를 것 같다"고 했다.
큰 고비는 있었다. 예선을 3위로 통과한 우하람은 준결승에서 5차 시기까지 13위로 밀렸다. 그러나 그는 6차 시기에서 트위스트 자세로 세 바퀴를 회전하고서 다리를 굽히고 두 팔로 잡는 파이크 동작으로 두 바퀴 반을 도는 3.9의 고난도 연기를 완벽하게 소화해 89.70점을 얻어 11위로 올라섰다.
우하람은 밝은 표정으로 전광판 점수를 확인했다. 메이저대회 3m 스프링보드 개인전 악연도 완전히 끊어냈다.
우하람은 '인생 목표'인 올림픽 메달 획득에 한 걸음 더 다가갔다.
jiks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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