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에도 체포 후 석방…"칸 총리 미국 방문 의식해 체포한 듯"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파키스탄 당국이 2008년 인도 '뭄바이 테러'의 기획자로 의심받는 이슬람 과격단체 수장 하피즈 사이드를 체포했다.
17일 돈 등 파키스탄 매체와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파키스탄 펀자브주 대테러국은 이날 파키스탄 동부 구지란왈라 인근에서 사이드를 체포했다.
펀자브주 주총리 대변인실은 "사이드는 불법 단체를 위해 자금을 조달한 혐의로 체포됐다"고 말했다.
사이드는 파키스탄 과격단체 라슈카르-에-타이바(LeT)의 공동창설자 겸 그 전위조직인 자마트-우드-다와(JuD)를 이끄는 인물이다.
그는 2008년 11월 26일 뭄바이의 호텔 등에서 벌어진 연쇄 테러의 기획자로 미국과 인도 정부 등이 지목한 상태다.
당시 테러로 미국인 6명 등 160여명이 숨지자 미국 정부는 사이드에게 1천만 달러(118억 원)의 현상금도 걸기도 했다.
이에 파키스탄 정부는 테러 직후 사이드를 체포해 수사하다가 몇 개월 뒤 석방했으며 지금까지 그를 기소하지 않았다.
다만 파키스탄 정부는 지난 2017년 초 테러에 강경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하자 곧바로 사이드를 가택 연금했지만 역시 그해 말 해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간 파키스탄을 '테러범 은신처'라고 규정하면서 "테러범들을 숨겨주면 많은 것을 잃을 것"이라고 압박해왔다.
이번에도 인도 등 일각에서는 파키스탄이 이달 하순 임란 칸 총리의 미국 방문을 고려해 사이드를 체포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인도 정부 관계자는 이번 파키스탄의 조치에 대해 "사이드와 관련해서는 정식 재판 등 실질적인 조치가 취해져야 한다"며 "한 법원이 사이드를 체포하라고 명령하면 다른 법원은 곧 풀어주고 만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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