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앞두고 혼란 빠진 제3정당…정계개편 시나리오 '설설'
(서울=연합뉴스) 한지훈 방현덕 기자 =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이 저마다 당권파와 반(反)당권파의 충돌로 극심한 내홍에 휩싸이면서 각 당의 진로가 짙은 안개 속으로 빠져든 모습이다.
내년 총선을 9개월여 앞두고 중도를 표방하는 제3정당들이 당의 존립이 위태로울 정도로 혼란에 빠지면서 인위적 정계개편으로 정치지형이 크게 변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우선 바른미래당은 내홍을 수습할 혁신위원회가 주대환 혁신위원장의 사퇴로 좌초 위기에 놓이면서 진로가 불투명해진 상황이다.
손학규 대표를 중심으로 한 당권파와 안철수·유승민계 반(反) 당권파 의원들은 이를 기다렸다는 듯 거세게 충돌하고 있다.
특히 손 대표 측이 혁신위 1호 결의안인 '지도부 청문회·여론조사'에 대한 논의를 거부하면서 반당권파가 추천한 권성주 혁신위원은 지난 12일부터 단식에 돌입했다.
반당권파가 제기한 4·3 보궐선거 허위 여론조사 의혹에 따라 손 대표 측근 인사로 분류되는 여론조사 업체 대표 등이 수사를 받게 된 점도 당내 파열음을 가중한다.
민주평화당도 국민의당에서 분당해 창당한 지 1년 5개월 만에 다시 분당수순에 들어갔다.
자강론을 펴는 정동영 대표 등 당권파와 비전을 달리하는 유성엽 원내대표 등 반당권파가 '변화와 희망의 대안정치연대'(대안정치)를 출범하고 제3지대 창당을 추진하고 있어서다.
대안정치 태스크포스(TF) 대표를 맡은 유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민주당과 한국당을 누르고 1당이 될 수 있는 튼튼한 경제정책을 만들어 대안 정치 세력으로 거듭나겠다"고 강조했다.
바른미래당의 분열이 갈수록 커지고 평화당이 분당 조짐을 보이면서 정치권에서는 바른미래당 내 호남계 의원과 평화당 내 반당권파를 중심으로 한 정계개편설이 제기된다.
평화당 의원 10명으로 구성된 대안정치는 이미 국민의당 분당 전 같은 당에 몸담았던 무소속 손금주·이용호 의원과 바른미래당 박주선·김동철·주승용 의원 등이 합류할 것으로 기대한다.
더 나아가 총선이 임박해 민주당과 한국당에서 이탈하는 일부 의원들이 제3지대에 의탁할 수도 있다는 장밋빛 기대도 품고 있다.
다만 새로운 정당을 창당해 '헤쳐모여'하는 방안, 바른미래당이 평화당 반당권파를 흡수하는 방안 등 다양한 시나리오가 거론되는 만큼 교통정리에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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