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상훈 기자 = 프랑스 파리 근교 샹티이에 모인 G7(주요 7개국) 재무장관들이 페이스북의 가상화폐 '리브라'(Libra) 도입 계획에 시급한 조처가 필요하다는 데 공감했다고 dpa 통신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브뤼노 르메르 프랑스 재정경제부 장관은 G7 재무장관 회의 첫날 일정을 마친 뒤 "오늘 회의장 분위기를 보면 전반적으로 페이스북 리브라에 대한 중대한 우려가 있었다"고 말했다.
프랑스 관리들도 주요 서방국과 일본의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 총재들이 돈세탁 및 테러 자금 지원 방지 기준을 포함한 (가상화폐 관련) 법규에 관심을 보였다고 전했다.
다만, 익명을 요구한 한 관리는 회의 참석자들이 국가 간 거래와 개발도상국에 더 저렴하고 개선된 결제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사실도 인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페이스북은 내년 상반기 중 전 세계 이용자들이 물건을 구매하거나 돈을 송금할 때 사용할 수 있는 가상화폐 리브라를 출시하겠다고 지난달 발표했다.
그러나 이 디지털 화폐가 돈세탁이나 인신매매, 테러 지원에 쓰일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은 지난 15일 리브라가 "돈세탁 업자 혹은 테러리스트의 자금관리인 등에 의해 잘못 이용될 수 있다"면서 "이는 진정으로 국가안보의 문제"라고 말했다.
이번 회의 의장국인 프랑스의 르메르 장관도 "규제의 필요성이 있다. 강력한 강제규정과 (합의된) 약속이 필요한 데 필요조건이 리브라 프로젝트에서 충족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통화와 같은 역할과 힘을 가진 어떤 가상화폐도 수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또 아소 다로(麻生太郞) 일본 부총리 겸 재무상도 페이스북이 출시 예고한 가상화폐에 현행 금융감독 규정으로 제어할 수 없는 '도전 과제'가 있는지에 대한 종합적인 평가가 이뤄져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현행 감독규정을 적용하는 것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리브라가 현행 규정에서 생각하지 못한 새로운 도전과제를 안길지에 대한 포괄적 검토가 필요하다"며 "상황에 뒤처지지 않게 당국이 시의적절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도 "리브라가 세계적으로 통용되기를 원한다면 각국은 글로벌 차원에서 조율된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면서 "G7 중앙은행 총재들만 갖고 논의할 내용은 아니다"고 경계했다.
이런 가운데 프랑스는 자국 출신인 브누아 쾨르 유럽중앙은행(ECB) 이사에게 리브라와 같은 가상화폐를 연구하는 G7 차원의 태스크포스 설치를 지시했다.
meolakim@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