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임위 12곳 중 7곳 소관 사업 심사…여야 대립에 줄줄이 의결 무산
심사 지연에 '소소위' 재등장 관측도…19일 본회의 통과하면 85일 만에 처리
(서울=연합뉴스) 고상민 기자 =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여야가 합의한 추가경정예산(추경) 처리 시한을 하루 앞둔 18일 예산안 조정소위원회를 열어 추경 심사를 재개했다.
더불어민주당·자유한국당·바른미래당 등 교섭단체 3당 소속 총 7명으로 구성된 예결소위 위원들은 이날 오전 회의를 속개해 밤늦도록 심사를 이어갔다.
전날 추경 심사에 돌입한 예결소위는 이날 오후까지 추경안과 관련된 상임위 총 12곳 가운데 7곳에 대한 감액 심사를 마쳤다.
그러나 각 부처가 편성한 사업별 추경안을 놓고 여야가 건건이 대립한 탓에 실제 심사 진도는 크게 나아가지 못했다.
정부안대로 예결소위를 통과한 사업은 미세먼지 차감 숲 조성사업(150억원), 목재산업시설 현대화 사업(4억원), 인천북항용지 보상 사업 등으로 이들을 제외한 나머지 사업들은 줄줄이 심사가 보류됐다.
앞서 진행된 해당 상임위 의견대로 통과한 사업은 소방청의 현장 대응역량강화 사업 1건(14억원→4억원으로 감액) 정도에 불과했다.
특히 각 부처의 일자리 사업과 관련해서는 한국당 위원들이 추경 목적에 맞지 않는다며 강하게 반발해 충분한 논의가 이뤄지지 못했다.
한국당 이종배 의원은 행정안전부의 지역주도형 청년일자리 사업에 대해 "문재인 정부가 추진한 일자리 정책의 실패를 재정으로 메우려는 예산"이라며 전액 삭감을 주장했다.
그러자 민주당 서삼석 의원은 "이미 사업 진행 과정에서 효과성이 검증됐다"며 "참여하는 청년들 호응도도 놓으니 상임위 의견(50% 삭감)대로 의결하자"며 맞섰다.
상임위에서 대폭 삭감해 넘어온 안건에 대해 야당 의원이 정부 원안대로 다시 증액해 의결하자고 적극적으로 주장한 사례도 있었다.
바른미래당 지상욱 의원은 상임위에서 18억원 삭감한 소방청의 '재난회복 차량 및 회복지원 차량구매 사업'과 관련, "소방관들이 쉴 곳이 없어 길바닥에서 컵라면을 끓여 먹더라. 우리를 지키기 위해 자기 목숨을 내 던지는 이분들을 예우하지 않으면 올바른 나라라고 할 수 없다"며 33억원 규모의 정부안 그대로 의결하자고 제안했으나 의견이 한데 모이지 않아 의결 보류됐다.
예결위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여야가 사업별로 각각 원안 통과와 감액을 주장하면서 대부분이 심사가 중단됐다"며 "의결 보류된 사업들은 증액 심사에 앞서 다시 심사돼야 하므로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 같다"고 말했다.
감액심사 이후 보류 항목들에 대한 재심사, 증액 작업까지 남은 점을 고려하면 하루 앞으로 다가온 처리시한을 맞추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예결위는 이번 추경심사에서만큼은 매번 '밀실 심사' 논란을 빚은 소(小)소위 운영을 하지 않겠다는 방침이지만 심사 속도를 올리려면 소소위를 구성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앞서 여야 예결위 간사들은 19일 국회 본회의를 열어 증·감액 심사를 마친 추경안을 상정, 의결하기로 잠정 합의했다.
문재인 정부 들어 3번째로 편성된 이번 추경은 총 6조7천억원 규모로, 재해·재난복구 및 예방 예산 2조2천억원과 경기대응 및 민생지원 예산 4조5천억원으로 구성됐다.
추경안은 지난 4월 25일 국회에 제출됐으며 예정대로 19일 본회의에서 통과되면 85일 만에 처리된다. 2017년과 2018년 추경안은 국회에 제출된 후 본회의 통과까지 각각 45일이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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