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범죄집단 동남아서 세력 급속확장…필로폰 밀매 연간 72조원

입력 2019-07-18 13:00   수정 2019-07-18 16:42

조직범죄집단 동남아서 세력 급속확장…필로폰 밀매 연간 72조원
UNODC "中 등 단속 피해 근거지 옮겨"…"韓 필로폰 밀수 증가 초래"
가짜 담배·의약품 등 수익 45조 규모…급증한 카지노가 돈세탁 창구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국경을 넘나드는 조직범죄집단이 동남아시아를 거점으로 마약밀매 등 불법 사업을 통해 세력을 급속히 확산하고 있어 국제사회의 공조 필요성이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유엔마약범죄사무소(UNODC)는 18일 방콕 외신기자클럽에서 '동남아시아의 초국가적 조직범죄: 진화, 발전 및 영향'(Organized Crime in Southeast Asia: Evolution, Growth and Impact) 보고서 발간을 기념해 기자회견을 갖고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등이 강력한 조직범죄 척결 정책을 전개하면서 아시아·태평양 지역 범죄조직들이 국가 차원의 대응 체계가 약한 동남아시아로 근거지를 옮겼다.
이러면서 동남아시아가 특히 아·태 지역에서 소비되는 마약 생산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게 됐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동남아에서 활동하는 조직범죄 집단의 주된 수입원은 필로폰 생산· 밀매로 그 규모는 연간 최대 72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연간 12조원에 달하는 헤로인 밀매도 조직범죄 집단의 중요한 수입원으로 분석됐다.
심인식 UNODC 분석관은 "조직범죄집단은 아·태 지역 내 마약 시장 확대를 위해 동남아시아에 대규모의 마약 생산 기지를 설치하고 사업방식도 바꾸고 있다"면서 "지난 2014년 47.7㎏에서 지난해 187.9㎏으로 최근 5년 새 4배나 급증한 한국의 필로폰 압수량도 동남아시아의 마약 생산 확대에 기인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동남아시아 조직범죄단은 마약 밀수 이외에도 인신매매나 난민 밀입국, 야생동식물 및 목재 밀수, 모조품 생산 및 밀수를 통해서도 막대한 불법수익을 올리는 것으로 UNODC는 분석했다.
모조품 생산·밀수가 이른바 '고수익 저위험'으로 인식되면서 의류·주류·자동차 부품은 물론 가짜담배와 같은 다양한 모조품 거래를 통한 수익금이 연간 42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UNODC는 가짜 의약품 유통을 통해 이들 범죄조직이 벌어들이는 금액도 연간 3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면서, 이는 지역 내 심각한 보건 위협이라고 설명했다.
UNODC는 이러한 막대한 불법 수익이 지역 내에서 급속도로 증가하는 카지노 등에서 세탁되고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UNODC 동남아·태평양 지역사무소장 제레미 더글러스는 "동남아 내 조직범죄집단이 매년 수백조 원대의 불법 자금을 벌어들이고 있으며, 지역 내 카지노 사업장과 기타 대규모 현금 유통 사업은 돈세탁 창구로 이용되고 있다"면서 "동남아의 심각한 초국가적 조직범죄를 해결하기 위한 국제 공조가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UNODC의 보고서는 한국 및 아·태지역 국가들이 참여한 가운데 오는 22~26일 미얀마 수도 네피도에서 열린 2019년 아세안 조직범죄에 관한 고위급 회의에 제출돼 관계국 및 관련 국제기구 간 대응책 마련에 사용될 예정이다.
sout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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