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65건→2018년 626건…학교 미온적 대처·기소율도 하락
(서울=연합뉴스) 김기성 기자 = 영국 명문대학인 케임브리지대학에서 학생들의 성폭력 피해 신고 건수가 최근 수년 새 무려 10배로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학교 측이나 수사 당국이 미온적으로 대처하면서 이런 흐름을 차단하지 못하는 것으로 지적됐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케임브리지대학 학생들이 학교 측에 성폭행을 포함한 성폭력 피해 신고를 한 사례가 2014년 65건에서 2018년 626건으로 약 10배로 늘었다고 보도했다.
이는 영국 채널4 방송이 정보공개법에 따라 얻은 자료를 바탕으로 한 것으로, 이 수치마저도 빙산의 일각일 수 있다는 것이 텔레그래프의 설명이다.
성폭력 사건이 이처럼 느는 것은 부분적으로는 의식을 잃을 정도로 술을 많이 마시는 대학 문화가 자리하고 있다.
덩달아 종종 캠퍼스 내에서 일어나는 이들 사건에 대해 피해자로서는 입증이 쉽지 않다.
신고를 접수한 대학 측의 대응도 문제가 되고 있다.
학교 측은 오히려 가해자에게 내밀하게 정보를 넘기거나 대수롭지 않다는 식으로 대처하고, 학교 측의 대응에 실망한 학생들은 경찰을 찾게 된다.
그러나 경찰이나 검찰 등 수사당국은 피해자들에게 신고를 독려하지만, 실제로 기소율은 떨어지고 있다.
이런 지적에 통상 대학들은 아주 오래된 주장들이 많이 포함됐고 학교 밖에서 일어난 것도 많으며 신고된 사례일 뿐 성폭력 사건으로 확인된 것도 아니라는 점을 강조한다.
또 신고 건수가 많이 늘어난 것은 학생들이 성폭력 사건에 더욱 경각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해명도 하고 있다.
성폭력 피해자 지원단체인 '레이프 크라이시스'(Rape Crisis)의 케이티 러셀 대변인은 실제로 피해를 신고하고 나선 이들은 약 17%에 불과할 정도로 적다고 텔레그래프에 말했다.
러셀 대변인은 "많은 대학이 성폭력 사건에 더 적극적인 조처를 하고 있지만, 더 책임감을 갖고 무관용 접근법을 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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