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미도 바다와 곡물 저장고 외에 볼거리 거의 없어
(인천=연합뉴스) 윤태현 기자 = 개통을 앞둔 월미바다열차는 부실시공으로 폐기한 월미은하레일보다 안전성은 대폭 강화했지만, 관광 효용성은 다소 부족한 모습이다.
인천교통공사가 18일 개최한 시승식에서 월미바다열차는 월미공원역을 출발해 월미문화의거리역·박물관역·월미바다역을 거쳐 다시 월미공원역까지 전 구간 6.1㎞를 50여분간 달렸다.
폭 2.39m·길이 15.3m·높이 2.54m 크기의 차량 2량 1편성으로 구성된 열차는 1량당 정원이 23명으로 일반 지하철 전동차량보다는 30∼40%가량 작지만 아담한 외모를 자랑했다.
내부는 일반 지하철과 크게 다르지는 않았지만, 승객들이 밖을 잘 볼 수 있도록 창문을 크게 만든 점과 좌석 중간에 입석 승객 손잡이를 설치하지 않은 점이 눈에 띄었다.
유인·무인으로 운행하는 월미바다열차는 주행바퀴 외에도 안내바퀴와 안정바퀴를 별도로 설치해 탈선을 방지하도록 하는 등 안전성을 크게 강화했다.
안내바퀴는 열차가 레일을 잘 따라가도록 방향을 잡는 역할을 하며 안정바퀴는 열차가 상하좌우로 흔들리지 않고 레일을 잘 잡고 주행하도록 돕는다. 부실시공으로 폐기한 월미은하레일 열차는 주행바퀴와 안내바퀴 밖에 없었다.
이에 따라 레일도 기존 알파벳 'Y'자 형태 1개 축에서 옆으로 누운 'E'자 형태의 3개 축으로 바뀌었다. 레일 전 구간에는 승객 대피로도 설치돼 있었다.
이날 열차는 느리게 운행해 전 구간을 주행하는 데 50여분 걸렸지만, 평소대로 운행하면 30여분 걸린다고 공사 관계자는 설명했다. 열차 운행 간격은 약 8분이다.
공사는 열차 이용료로 1회 왕복 기준 성인 8천원, 청소년·노인 6천원, 어린이 5천원, 국가유공자·장애인 4천원을 책정했다. 단체 이용객은 1천원 할인해줄 계획이다.
열차 운행 시간은 평소 오전 10시∼오후 6시이며 성수기인 4∼10월 금∼일요일과 공휴일에는 오후 9시까지 연장한다.
공사는 차량 10량을 구매해 평소에는 8량 4편성을 운행하고 2량 1편성은 예비차량으로 대기시킬 예정이다.
열차 개통 시점은 인천시의 도시계획시설 준공검사를 거쳐 허가를 받은 뒤 결정할 방침이다.
월미바다열차를 타도 월미도 앞바다와 곡물 저장고 외에는 볼거리가 별로 없다는 것이 단점이라고 할 수도 있다.
세계 최대 야외 벽화로 기네스 기록을 인증받았던 곡물 저장고는 높이 48m·길이 168m·폭 31.5m 규모로 외벽에 어린 소년이 책 안으로 물과 밀을 가지고 저장고 안으로 들어갔다가 어른으로 성장해 오는 이야기를 담은 벽화가 그려져 있다.
그러나 나머지 구간에서는 주변 건물 지붕이나 선적을 앞둔 각종 자재만 보여 볼거리가 부족한 것이 흠이라면 흠이었다. 일부 구간에서는 주변 창고건물들이 승객들의 시야를 가려 아쉬움이 남았다.
공사 관계자는 "날씨가 흐리지만 않으면 멀리 인천대교까지 관측할 수 있다"며 "월미문화의거리역 옥상에 카페와 포토존을 설치해 관광객들의 열차 이용을 유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남용 인천교통공사 월미운영단장은 "월미바다열차는 주행구간이 1∼2㎞에 그치는 다른 모노레일과 달리 6.1㎞ 장거리를 달리며 주변 경관을 즐길 수 있어 호응이 높을 것"으로 기대했다.
조 단장은 이어 "열차 운영 관련 용역 결과 3년간 적자가 예상되지만 이후 흑자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월미은하레일은 인천도시축전 개막을 앞두고 2009년 7월 개통을 목표로 추진됐지만, 시운전 기간 각종 결함에 따른 사고로 개통이 무기한 연기됐다가 결국 2016년 역사 건물과 교각만 남기고 차량과 선로는 폐기됐다.
월미바다열차에 투입된 비용은 월미은하레일 건설비 853억원, 레일 교체비와 차량 제작비 180억원 등 1천억원이 넘는다.
인천교통공사는 월미은하레일 시공사인 한신공영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벌여 100억원의 채권을 확보, 매몰비용 상당 금액을 보전할 것으로 보고 있다.
tomato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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