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회식서 선수 대표로 선서…"왜 나일까 싶었고, 영광스러웠다"
(광주=연합뉴스) 배진남 기자 = 우리나라에서는 처음 열린 세계수영선수권대회 개회식에서 선수 대표로 나서서 선서를 한 백수연(28·광주시체육회). 그가 광주에서 자신의 일곱 번째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할 채비를 하고 있다.
백수연은 21일부터 시작하는 2019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경영 종목에서 평영 50m·100m·200m와 혼계영 400m를 뛴다.
한국 여자 평영을 이끌어온 백수연에게 이번 광주 대회는 일곱 번째 세계선수권대회다.
본오중 2학년 때인 2005년 처음 국가대표로 발탁된 백수연은 그해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해 평영 100m에서 한국 타이기록을 세웠다.
이후 2015년 러시아 카잔 대회를 제외하고 올해까지 7번이나 세계선수권대회 물살을 가른다.
백수연은 올림픽도 두 차례(2012·2016년)나 뛰었고, 아시안게임은 2006년 도하 대회부터 4회 연속 출전했다.
18일 오후 이번 대회를 치를 광주 남부대 시립국제수영장 메인풀에서 훈련하고 선수촌으로 돌아가기 전 만난 백수연은 "세계선수권대회를 일곱 번이나 뛰지만 별다른 느낌은 없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그는 "처음 뛴 2005년의 기분을 가끔 떠올리려 하는데 쉽지 않다"고 웃으면서 "당시 처음 출전한 국제대회였는데 야외수영장에서 치러 신기해하며 기분 좋게 뛰었던 것 같다"고 했다.
백수연은 12일 열린 이번 대회 개회식에서 남자 자유형 중장거리 기대주 이호준(18·영훈고)과 함께 선수 대표로 정정당당한 승부를 다짐하는 선서를 했다.
선서는 태어나서 처음이라는 그는 "리허설도 하고 계속 대기하다 보니 그제야 실감이 나더라. 세계무대에서 하는 선서라 실수 없이 하려고 계속 읽고 또 읽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내가 해도 되나 싶었다. '잘하는 선수들도 많은데 왜 나일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면서 "그래서 너무 영광스러웠다"고 덧붙였다.
14년 전 대표팀 막내였던 백수연은 언제부터인가 맏언니가 돼 있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계영 800m에 나설 정현영(14·거제고현중)과는 열네살 차다.
백수연은 "어린 후배들이 회복하는 걸 보면 나와 너무 많이 차이가 나서 부럽다"며 웃었다.
그는 이어 "차이를 줄일 수 없으니 나로서는 훈련을 다 소화하지 못하더라도 회복에 집중하려고 한다"면서 "나 자신한테 신경 쓸 게 더 많아져 힘들다"고 또 한 번 웃었다.
앞서 여섯 번이나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했지만, 그는 못 이룬 꿈이 하나 있다.
바로 8명이 겨루는 결승 출발대에 서는 것이다. 16명이 뛰는 준결승까지는 가는데 마지막 고비는 번번이 넘어서지 못했다.
백수연은 "종목별로 결승에 가고 싶다"면서 "오전(예선)에 힘을 써서라도 오후(결승)에도 한 번 더 뛰어보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매번 될 듯 될 듯하다가 안 되니까 속상하기도 한데 그런 부분이 계속 도전하게 하는 거 아닌가 싶다"라며 각오를 다졌다.
hosu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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