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인종·성별 따라 우리 분열시키려해"…해리스 "대통령직 더럽혀"
(워싱턴=연합뉴스) 임주영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민주당 여성 유색인종 초선의원 4명을 향한 인종차별 발언을 그치지 않고 유세에서 또 공격하자 민주당 대선 경선 주자들이 일제히 비난에 나섰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재선에 도전하는 트럼프 대통령이 인종차별 공격을 구심점 삼아 백인 지지층을 결집해 선거에 활용하려는 전략을 취하는 데 맞서 민주당 대선 후보들이 각을 세우며 '반(反)트럼프' 대오를 구축해 전선이 확대되는 모양새다.
18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와 정치전문매체 더힐에 따르면 조 바이든 전 부통령과 버니 샌더스·엘리자베스 워런·카멀라 해리스 상원의원 등 주요 후보들은 트럼프 대통령 유세가 끝난 뒤 트윗을 통해 날 선 비판을 쏟아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노스캐롤라이나에서 열린 선거 유세에서도 "그들은 우리나라를 증오한다"며 의원 4명을 공격했고 유세장은 "돌려보내라!" 등의 구호로 뒤덮였다.
공격 대상은 라틴계인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 팔레스타인 난민 2세인 라시다 틀라입, 소말리아 난민 출신 일한 오마, 흑인인 아이아나 프레슬리 등 4명이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이날 트윗에서 "도널드 트럼프는 인종과 성별에 따라 우리를 분열시키려 하는 것이 분명하다. 그건 부도덕하다"며 "이민자의 자녀들인 이 의원들은 정확히 무엇이 미국을 위대하게 만드는지에 대한 사례"라고 반박했다.
여성 초선의원 4명과 가까운 샌더스 의원도 트윗에서 "트럼프는 우리가 함께 인종, 사회, 경제, 환경 정의를 위해 싸울 때 그를 물리칠 힘을 갖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그래서 선동가는 자신이 가장 잘 아는 것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유색 여성이자 민주당 첫 TV토론에서 바이든을 향해 인종차별 의혹을 제기해 주목을 받았던 해리스 의원은 이날 트윗에서 "그건 불쾌하다. 비열하다. 외국인 혐오이다. 인종차별주의자다. 대통령직을 더럽힌다. 나는 그것을 여기에서 공유하지 않을 것"이라며 "트럼프를 직무에서 몰아내고 국가를 통합해야 할 시간"이라고 말했다.
여성 법학자인 워런 상원의원도 트윗에서 트럼프를 향해 "절망적"이라면서 그가 인종차별주의, 외국인 혐오, 여성 혐오를 가졌다며 "그는 우리를 분열시키고 자신의 범죄로부터 주의를 딴 데로 돌리려고 애쓰고 있다"고 말했다.
전 텍사스주 하원의원인 베토 오로크는 트럼프 유세장의 "돌려보내라!" 구호를 가리키며 "이런 구호는 우연히 일어나지 않는다"며 "그건 우리의 다양성을 강점이 아니라 약점으로 보는 대통령의 산물"이라고 트윗을 올렸다.
오카시오-코르테스의 지역구인 뉴욕의 빌 더블라지오 시장도 "트윗. 그다음에 구호. 그리고 거기서 멈추지 않을 것"이라며 "트럼프는 증오를 부채질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더힐은 트럼프 대통령이 14일 여성 의원들 공격에 나선 이후 불화가 지속하고 있다면서 "2020년 민주당 대선 주자들이 트럼프 집회의 '돌려보내라'는 구호에 반발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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