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3m 스프링보드 개인전 5차 시기까지 크게 앞서던 로어, 6차 시기에 엄청난 실수
"웃음도 나오고, 눈물도 나오고…내가 역사를 만든 건가"라고 한탄
(광주=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우하람(21·국민체육진흥공단)은 "영국 선수가 워낙 좋은 경기력을 보여서 우승할 줄 알았다"고 했다.
18일 광주광역시 광산구 남부대 시립국제수영장에서 열린 2019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남자 3m 스프링보드 개인전 결승을 지켜보던 선수, 팬 대부분이 우하람과 같은 생각을 했다.
하지만 한순간에, 모든 게 달라졌다.
비운의 주인공인 잭 로어(24·영국)조차 "내가 우승할 줄 알았다"고 했다.
로어는 남자 3m 스프링보드 개인전 결승(총 6차 시기)에서 5차 시기까지 473.95점을 얻어 1위를 달렸다. 당시 2위 (중국)의 점수는 442.85점이었다.
엄청난 실수가 나오지 않는 한, 한 번의 기회에서 30점을 뒤집기 어렵다.
로어도 경기 뒤 영국 BBC와의 인터뷰에서 "30점을 앞서고 있었다. 아주 쉽게 우승을 확정할 줄 알았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로어는 6차 시기에서 무릎을 접고 두 팔로 다리를 잡는 턱 동작으로 세 바퀴 반을 도는 난도 3.6의 연기를 했다. 그가 입수하는 순간, 관중석에서 탄성이 나왔다. 그리고 점수가 나왔을 때는 함성과 탄성이 엇갈렸다.
로어는 등과 머리가 동시에 수면에 닿은 엄청난 실수를 했다. 6차 시기 점수는 30.60이었다. 4차, 5차 시기에서 100점 이상을 받으며 선두를 질주하던 로어는 이 한 번의 실수로 금메달을 놓쳤다.
3위였던 차오위안(중국)이 6차 시기에서 89.30점을 얻어 2위로 올라섰고, 셰쓰이가 6차 102.60점으로 역전에 성공했다.
로어는 "내가 무슨 짓을 했는지 모르겠다. 벽을 주먹으로 친 기분이다. 정말 괴롭다"며 "이 장면이 평생 환영처럼 나를 괴롭힐 것 같다. 내가 새로운 역사를 만든 건가"라고 한탄했다.
로어는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남자 3m 싱크로나이즈드 스프링보드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015년 러시아 카잔 세계선수권에서는 3m 스프링개인전과 싱크로나이즈드 경기에서 동메달 2개를 목에 걸었다.
이렇게 경험이 많은 선수도 한 번의 실수로 금메달을 놓칠 수 있는 종목이 다이빙이다. 우하람도 "다이빙은 정말 변수가 많다. 마지막까지 안심해서도, 포기해서도 안 된다"고 말했다.
로어가 치명적인 실수를 한 탓에 중국 다이빙은 '2019년 광주세계선수권 다이빙 전 종목(13종목) 석권'의 꿈을 이어갔다. 중국은 18일까지 다이빙에서 나온 금메달 10개를 독식했다.
jiks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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