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세원 기자 = 폴란드의 한 보수신문이 성적 소수자 배제를 부추기는 문구를 담은 스티커 배포 계획을 밝혀 논란을 일으켰다.
보수 성향의 폴란드 주간지 '가제타 폴스카'는 다음 호를 발간 때 '성(性) 소수자 없는 구역'(LGBT-free zone) 스티커를 함께 배부하는 계획을 밝혔다고 영국 공영방송 BBC가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가제타 폴스카는 성 소수자 인권의 상징인 무지개 문양의 원 위에 굵은 엑스(X)자 표시가 들어간 스티커 사진을 트위터에 공개했다.
스티커에는 '성적 소수자 없는 구역'이라는 문구도 들어 있다.
사실상 '성 소수자 출입 제한' 또는 '성 소수자 출입 금지'라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는 이 문구는 성 소수자와 성 소수자 권리 옹호에 대한 반감을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이 스티커가 성 소수자를 배제하는 행동이나 성 소수자에 대한 편견을 부추길 수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조젯 마스바커 주폴란드 미국대사는 "나는 실망했고, 증오와 불관용을 조장하는데 스티커가 활용될까 우려된다. 우리는 언론의 자유를 존중한다. 하지만 다양성, 관용과 같은 가치의 편에 서야 한다"고 트위터에 썼다고 BBC는 전했다.
토마시 사키에비치 가제타 폴스카 편집장은 "폴란드 사람들은 자유를 사랑하며 수 세기 동안 관용이라는 말의 의미를 알고 있다. 그래서 그들은 미국의 성공을 지지했다"면서도 "동성애 운동가라고 해서 더 관용적이지는 않다"고 반박했다.
파베우 라비에니 바르샤바 부시장은 "(과거) 독일 파시스트들은 유대인 출입제한 지역을 만들기도 했다"며 이 스티커를 검찰에 고발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가제타 폴스카는 발행 부수가 약 11만부 정도이며 보수 여당인 '법과 정의당'을 공개적으로 지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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