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답자 3분의 2, 중국과 가까워지는 것 반대·화웨이 배제 찬성
중국의 캐나다인 체포·캐나다산 농산물 수입 규제 등 영향 분석
(서울=연합뉴스) 정재용 기자 = 중국의 통신장비업체 화웨이(華爲)의 멍완저우(孟晩舟) 최고재무책임자(CFO) 겸 부회장 체포 사태 여파로 캐나다인들의 중국에 대한 인식이 급격하게 악화한 것으로 조사됐다.
캐나다 여론조사 기관인 리서치 코(Research Co)가 최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캐나다인들의 대중(對中) 인식은 지난 2월에 비해 뚜렷하게 나빠진 것으로 나타났다고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9일 보도했다.
리서치 코의 여론조사는 지난 6일부터 9일 사이 캐나다 성인 남녀 1천명으로 대상으로 실시됐다. 앞서 이 회사는 지난 2월에도 같은 내용의 여론조사를 한 바 있다.
7월 여론조사 결과 응답자의 67%가 중국과의 관계를 더 가깝게 하는 것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또 68%가 캐나다의 5세대 이동통신(5G) 사업에 화웨이를 배제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지난 2월 조사에서는 중국과의 관계를 더 가깝게 하는 것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자와 5G 사업에 화웨이를 배제해야 한다는 응답자가 각각 57%였다.
아울러 7월 조사에서는 멍 부회장 사건에 대한 처리 방식에 대한 지지율이 72%로, 지난 2월의 63%보다 9% 포인트 올랐다.
리서치 코의 마리오 캔세코 회장은 "중국에 대한 캐나다인의 인식이 지난 5개월간 눈에 띄게 나빠졌다"면서 "악화 속도가 정말로 놀랍다"고 말했다.
특히 중국 출신들이 많이 살고, 멍 부회장의 주거지가 있는 브리티시 컬럼비아(BC)주 주민들의 대중국 인식이 상대적으로 더 좋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캐나다인들의 대중 인식이 이처럼 급격하게 악화한 이유는 지난해 12월 멍 부회장 체포 이후 중국이 캐나다인 두 명을 억류하고 캐나다산 육류의 수입을 금지하는 등 '보복 조치'를 취한 데 따른 반작용인 것으로 보인다.
앞서 캐나다 정부는 작년 12월 1일 미국 정부의 요청으로 이란 제재 위반 혐의로 멍 부회장을 밴쿠버 공항에서 체포했다.
멍 부회장은 보석으로 풀려나 캐나다 내에서 가택 연금 상태에 있으며, 캐나다 당국은 현재 그에 대한 미국 인도 절차를 진행 중이다.
멍 부회장 체포 직후 중국 당국은 외교관 출신 마이클 코브릭과 대북 사업가 마이클 스페이버 등 캐나다인 2명을 잇달아 체포해 구금하고 있다.
이후 중국은 캐나다산 돼지고기의 수입을 금지하고 캐나다산 캐놀라의 수입을 제한하고 있다.
물론 중국 당국은 캐나다인 구금과 캐나다산 농산물 수입규제에 대해 정치적인 동기를 부인하고 있다.
jj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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