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파 1개 크기 8㎝→10∼12㎝…농식품부 "작황 관측·예측력 높일 것"
(세종=연합뉴스) 이태수 기자 = 올해 중만생종 양파·마늘 생산량이 전망치를 크게 웃돈 것은 날씨가 좋아 양파의 개당 크기가 부쩍 커졌기 때문이다.
19일 농림축산식품부가 통계청 자료를 인용한 바에 따르면 올해 중만생종 양파와 마늘 생산량은 각각 137만8천t과 38만8천t으로 지난해보다 각각 6만6천t·5만6천t 늘어났다.
이는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본부가 지난달 내놓은 전망치보다 양파는 7만8천t, 마늘은 2만3천t가량 많은 수치다. 평년보다 생산량 자체가 늘었는데, 그 증가분 예상치마저 웃돈 '대풍년'을 맞았다는 이야기다.
농식품부는 이를 두고 "당초 생산량 전망치는 통계의 신뢰구간 내 포함되는 수준"이라며 "지난달 상순 이후 적절한 강우량을 유지했고, 28도를 넘지 않는 좋은 기온이 이어져 생육 후기 급격한 구(球) 비대 현상이 진전됐다"고 분석했다.
농촌진흥청 관계자는 "올해가 양파 재배에서는 20년 만의 가장 좋은 날씨라고 한다"며 "생육 기간 내내 작황이 좋았다"고 말했다.
올해 양파 생산 면적은 2만1천777㏊로 지난해 2만6천425㏊보다 17.6% 줄었다. 그런데도 워낙 날씨가 좋다 보니 양파 알이 지나치게 굵어졌다는 이야기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상품 양파 1개는 평년에는 약 280g에 직경 8㎝ 크기다. 그런데 올해는 물건에 따라서는 350∼400g짜리도 드물지 않고, 직경 기준으로는 10∼12㎝에 이른다고 한다.
이러한 가운데 양파 도매가격은 이달 ㎏당 401원을 기록해 지난해 738원보다 크게 하락했다. 2년 전 1천171원과 비교하면 3분의 1 수준으로 폭락했다.
농식품부는 "통계청 발표 기준으로 양파·마늘 공급 과잉량이 당초 예상보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면서도 "수급 대책 효과 등을 고려하면 실제 수급상 부담은 상당 부분 상쇄된 것으로 판단된다"고 해명했다.
중만생종 양파 공급 과잉량은 당초 예상 12만t보다 7만8천t 많은 19만8천t 수준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 과잉량 대부분이 이미 시장격리 됐거나, 앞으로 해소될 예정이라는 것이다.
우선 농식품부는 올해 4∼6월 양파 1천190㏊를 대상으로 출하 전 면적 조절, 즉 폐기를 했다. 그런데 그 효과를 계산하는 데 쓰이는 '단수'(10a당 ㎏)가 통계청과 농식품부가 서로 달라 통계청 기준을 적용한다면 1만4천t을 더 격리한 셈이 된다는 설명이다.
또 양파가 커지면서 외피가 갈라지는 '열구'(裂球) 현상이 예년보다 2∼3% 증가해 2만8천t이 폐기된 것으로 추정됐다. 정부·지자체·농협은 이달 15일부터 경남 지역 농가가 보유한 양파 1만5천t에 대해 추가 수매도 지원 중이다.
농식품부는 "물류비 확대 지원 등에 힘입어 최근 양파 수출도 늘어나고 있다"며 "이 추세를 고려하면 양파 수출량은 예상보다 2만t 이상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올해 5월부터 이달 14일까지 양파 잠정 수출량은 2만410t으로 지난해보다 무려 1천74% 증가했다.
마늘 역시 당초 예상 과잉량 3만4천t보다 2만3천t이 많은 5만7천t이 과잉 생산된 것으로 조사됐다.
농식품부는 3천t을 추가 격리 중이고, 전남 일부 지역에서 고온 피해로 8천t이 자연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또 중국산 마늘 가격이 올라 국산으로 대체되는 물량도 예상보다 2천t 증가했다고 덧붙였다.
농식품부는 올해처럼 작황이 예상을 벗어나는 경우를 대비해 관측 기법을 개선하고, 기관 간 협업을 강화하는 등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농식품부는 "농업관측모형을 고도화하고, 기상예측 및 생육·작황 자문단을 확대 운영하는 등 관측력을 높이겠다"며 "농업 통계 정책협의회를 활성화하는 등 통계청과의 협업도 확대할 것"이라고 전했다.
또 "채소 산업의 생산·소비구조 변화에 따른 수급 안정, 유통 개선, 식품 산업 연계 강화, 대량소비처 계약거래 확대 등을 다루는 근본적 채소 산업 발전 방안을 연내 마련하겠다"고 부연했다.
tsl@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