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세계수영] 4위 우하람 "1∼3위 존경하는 선수들, 그래도 많이 따라잡았다"

입력 2019-07-19 18:33  

[광주세계수영] 4위 우하람 "1∼3위 존경하는 선수들, 그래도 많이 따라잡았다"
"올림픽 티켓 두 장 손에 넣어 후련해…메달 의식하지 않고, 5위 안에만"



(광주=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우하람(21·국민체육진흥공단)이 뛰어오를 때마다 남부대 시립국제수영장이 들썩였다.
세계 최정상급 선수들도 우하람의 연기를 유심히 살피고, 점수를 의식한다.
다이빙의 변방 한국에서 외롭게 싸운 우하람이 이제 세계 중심을 향해 몸을 던진다.
우하람은 19일 광주광역시 광산구 남부대 시립국제수영장에서 열린 2019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다이빙 남자 10m 플랫폼 준결승에서 6차 시기 합계 493.90점을 얻어 4위에 올랐다.
그는 이 종목 12위까지 얻는 결승행 티켓과 2020년 도쿄올림픽 출전권을 여유 있게 손에 넣었다.
이미 3m 스프링보드 개인전에서 4위를 차지하며 도쿄행을 확정한 우하람은 두 장의 올림픽 출전권을 확보했다.
우하람은 준결승 내내 2∼4위를 오르내렸다.
3위까지 노릴 수 있었지만, 6차 시기에서 평소 자신 있게 연기하는 몸을 비트는 트위스트 자세로 두 바퀴 반을 회전한 뒤, 파이크 동작으로 두 바퀴 반을 회전하는 난도 3.8의 기술(5156B)을 펼치다 62.70점에 그쳤다. 평소에는 90점대도 받는 기술이다.



경기 뒤 만난 우하람은 "합계 500점을 의식하다가 실수를 했다. 4월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이 종목 처음으로 500점을 넘었다. 오늘 준결승에서도 500점을 넘을 수 있을 것 같아서 욕심은 냈는데 독이 됐다"고 했다.
이날 준결승에서는 양젠(중국)이 573.35점을 얻어 1위를 차지했다. 2019년 광주에서 린산과 짝을 이뤄 팀 종목 우승을 차지한 양젠은 대회 2관왕을 노린다.
2017년 헝가리 부다페스트 대회 남자 3m 싱크로나이즈드 스프링보드 금메달리스트인 왕하오(중국)는 572.30점으로 2위에 올랐다.
지난 대회 이 종목 챔피언 토머스 데일리(영국)는 505.40점으로 우하람에 한발 앞선 3위에 자리했다.
우하람은 "세 선수 모두 정말 존경한다. 그들을 보며 많이 배운다"라고 상대를 예우하면서도 "예전에는 '도저히 따라잡을 수 없는 선수'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지금은 경기 초반에는 순위 싸움을 한다. 내가 따라잡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영광이다"라고 했다.
우하람은 이번 대회까지는 "내가 그들에게 뒤진다"라는 걸 인정할 생각이다. 20일 결승전을 펼치는 우하람은 "세 선수가 너무 잘해서 메달을 생각할 수 없다. 5위 안에 드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실제로 양젠, 양하오, 데일리와 우하람 사이에는 '격차'가 있다.
하지만 변수가 많은 다이빙에서, 어느 정도 실력을 갖춘 선수가 이변을 만들 수 있다.
19일 준결승에서는 이반 가르시아(멕시코)가 2차 시기에서 물구나무 자세로 연기하다가 두 번이나 몸의 균형을 잡지 못해 0점 처리됐고, 결국 16위로 밀렸다. 가르시아는 2012년 런던올림픽 10m 싱크로나이즈드 플랫폼에서 은메달을 딴 강자다.
우하람은 "그렇게 좋은 선수도 실수할 만큼 다이빙은 변수가 많은 종목이다. 그래서 참 어렵다"라고 했다.
세계 최정상급 선수들도 기량 면에서 턱밑까지 추격한 우하람을 의식해 실수를 줄이고자 한다.
우하람은 이번 대회에서 1m 스프링보드, 3m 스프링보드에서 모두 4위를 차지했다. 한국 남자 다이빙 사상 세계선수권 최고 성적이다.
이제 그는 20일 마지막 연기를 펼친다.
마지막 6차 시기는 준결승에서 실수했던 5156B 동작으로 소화한다.
우하람은 "조금 피곤하긴 준비는 잘한 상태다. 6차 시기 자세는 오늘 실수했지만, 주눅 들지 않고 다시 할 수 있다"고 했다.
메달을 향한 목표도 그렇다. 우하람은 "길게 보겠다. 지금은 시상대에 서지 못하더라도 이렇게 노력하고 성장하면 언젠가 올림픽, 세계선수권에서 메달을 딸 수 있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jiks7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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