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인구 60% 1억9천여만명 '열파 영향권'…뉴욕시 비상사태

입력 2019-07-20 01:04  

美 인구 60% 1억9천여만명 '열파 영향권'…뉴욕시 비상사태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옥철 특파원 = 미국 전역을 절절 끓게 하는 폭염으로 미국 인구(3억2천700만 명)의 약 60%인 1억9천500만 명에게 열파(heat wave) 주의보 또는 경보가 내려졌다고 CNN 방송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CNN은 미국과 캐나다 사이 국경 바로 아래인 북위 48도 이남의 절반 이상 지역이 화씨 95도(섭씨 35도) 이상의 폭염에 노출된 상태라고 전했다.
이번 주말 미 동부 해안과 중서부 주요 도시에서는 잇달아 최고 기온 기록을 경신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에서 가장 더운 애리조나주 피닉스는 지난 16일 화씨 115도(섭씨 46도)를 기록했다.
미 동부 대도시인 보스턴, 뉴욕, 필라델피아, 볼티모어 등지에는 초열파 경보가 발령됐다고 CNN은 전했다.
빌 더블라지오 뉴욕시장은 폭염이 닥치자 '지역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이에 따라 미 동부시간으로 19일 오전 9시부터 21일 자정까지 높이 30m 이상 고층 빌딩은 냉방장치를 조절해 실내온도를 섭씨 25.5도 이상으로 유지하도록 시 당국은 권고했다.
이는 전력 과부하로 정전 사태를 방지하기 위한 조처다. 뉴욕에서는 지난 13일 맨해튼 대정전으로 큰 혼란을 겪었다.
더블라지오 시장은 "모든 뉴요커의 안전을 위해 열파 경보와 비상사태에 맞춰 시민들이 준칙을 지켜야 한다"라고 당부했다.
뉴욕시는 공공장소 500여 곳에 냉방시설을 갖춘 '쿨링센터'를 개설해 노약자들이 폭염을 피할 수 있도록 했다.
뉴욕시 철인 3종 레이스 등 주말에 예정됐던 각종 스포츠 경기와 경마 레이스가 잇달아 취소됐다.


중서부도 거대한 열파 띠에 휩싸였다.
디트로이트 시 당국은 폭염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는 노숙인들에게 쿨링센터까지 교통편을 제공하기로 했다.
클리블랜드, 미니애폴리스, 시카고, 오마하 시 당국은 시민들에게 야외활동 자제를 요청했다.
미 동부와 중서부의 '열파 지수'(기온과 습도에 따라 사람이 실제로 느끼는 더위 정도)는 최고 화씨 115도(46도)까지 치솟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열파는 넓은 지역에 걸쳐 강력한 고기압으로 인한 뜨거운 공기가 지면에 갇히는 '열돔' 현상이 원인이다. 최근 루이지애나를 강타한 열대성 폭풍 배리로 인해 후덥지근하고 습한 열대성 수분이 열파 지역을 뒤덮은 것도 원인 중 하나로 관측된다.
CNN은 지속적인 지구온난화가 근본적 원인이라고 지목했다.
미 국립해양대기국(NOAA) 조사에 의하면 미국 전체로 따져 지난 6월에 이미 역대 평균 최고 기온 기록을 깼고 7월에도 기록이 깨질 것으로 보인다.
열파 발생 횟수도 50년 전의 연간 평균 2차례에서 근래에는 연평균 6차례로 늘었다고 CNN은 전했다.
oakchul@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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