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속 춤·대중음악 등 '각국 각색' 프로그램 눈길…심판도 '댄스'로 동참
(광주=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한국 아티스틱 수영 대표팀이 '부채춤'과 '아리랑'으로 2019 광주세계선수권대회 피날레를 장식했다.
20일 광주 서구 염주종합체육관 아티스틱 수영경기장에서는 메달을 수여하는 10경기가 모두 끝난 뒤 '갈라쇼'가 이어졌다.
갈라쇼에선 경쟁의 부담감을 벗어던지고 각국 선수들이 특색을 살린 창조적인 안무와 수중 동작을 통해 색다른 볼거리를 선사했다.
그리스 선수들은 물에 들어가지 않은 채 자국 민속 무용의 하나인 '시르타키'를 췄고, 프랑스 팀은 2017년 12월 세상을 떠난 자국 출신 가수 조니 알라데의 록 음악을 배경으로 택해 헌정의 의미를 더했다.
혼성 듀엣 2관왕에 오른 러시아의 마이야 구르반베르디예바-알렉산드르 말체프는 러시아를 대표하는 작곡가 차이콥스키의 '백조의 호수'에 호흡을 맞춰 '아티스틱 최강국'의 간판다운 면모를 뽐냈다.
미국의 무대에는 빌 메이를 비롯한 남자 선수들이 함께 참여해 '모두의 축제'를 역설하기도 했다.
개최국 한국 팀은 가장 마지막 순서에 등장했다.
전통 탈을 쓰고 등장한 아티스틱 수영 꿈나무들이 군무로 분위기를 띄웠고, 입수와 함께 더 많은 어린 선수가 등장해 '아리랑' 선율에 맞춰 연기를 펼쳤다.
10년 만에 세계선수권대회 결승 진출을 이뤄낸 한국 대표팀 선수들은 끝 무렵에 등장했다.
이날 프리 콤비네이션 결승에서 11위에 오른 백서연(건국대), 이유진(백석대), 김지혜, 김준희, 이가빈(이상 동광고), 구예모, 이재현(이상 마포스포츠클럽), 김소진(서울시수영연맹), 송민주(중대사대부고), 신정윤(한영고)에 이리영(고려대)까지 11명은 밝은 핑크 수영복을 입고 비슷한 색상의 부채를 들고나와 시선을 사로잡았다.
우아한 부채춤을 선보인 뒤 이들은 물에 뛰어들어 힘찬 리프트 동작으로 대회의 마지막을 알렸다.
백서연은 "한국에서 하는 거니까 우리를 알리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 전통적인 것을 보여드리려고 했다. 우리의 강점인 조화와 팀워크도 강조하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프리 콤비네이션 팀 주장을 맡았던 김소진은 "말 그대로 '쇼'이기 때문에 즐기면서 하려고 노력했다"며 미소 지었다.
이번만큼은 채점할 필요가 없어진 심판들도 마음껏 박수를 보내며 선수들의 무대를 즐겼다.
심판들은 본격적인 순서가 시작하기 전 아바의 '댄싱 퀸'에 맞춰 몸을 흔들어 무대의 주인공이 되기도 했다.
늘 선수들의 연기에 점수를 주는 데 익숙하던 이들은 전광판에 뜬 '10점 만점'을 보고 함박웃음을 터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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