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형우 기자 =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 반대 시위에 맞서 열린 홍콩의 공권력 지지집회 참가 여성이 현장에서 생방송 중이던 외신 기자와 논쟁을 벌였다.
영국 BBC 방송의 중국 특파원인 스티븐 맥도넬 기자는 20일(현지시간) 오후 5시부터 홍콩 입법회와 정부청사 건물이 있는 애드머럴티 타마르 공원에서 '홍콩을 지키자' 집회 소식을 생방송으로 전했다.
맥도넬 기자가 행진하는 시위대를 배경으로 경찰의 폭발물 제조범 적발 소식 등을 전하던 찰나, '홍콩수호'라는 홍보물을 두손에 든 여성이 카메라 앵글 안으로 들어와 "당신이 하는 말은 진실이 아니다. 홍콩은 매우 평화로운 사람들이 있는 곳"이라고 외쳤다.
갑작스러운 상황에 놀란 기자는 이 여성을 돌아보며 "나는 집회 참가자들이 평화로운 사람이 아니라고 말하지 않았다"고 응수했다.
그러나 이 여성은 "당신은 그랬다"고 맞받아쳤고, 기자는 시위대에 '반(反) 언론 정서'가 있는 것 같다고 상황을 정리하려 했다.
하지만 상황을 지켜보던 이 여성은 재차 "그냥 반 언론 정서가 아니라 당신과 같은 언론에 대한 반대 정서다. 가짜 뉴스"라고 외쳤다.
여성의 발언이 계속되자 기자는 "내가 말한 부분 중 뭐가 문제가 되느냐"며 따져 물었고, 이후에도 실랑이가 계속되자 여성을 황급히 돌려보낸 뒤 방송을 마무리했다.
BBC는 기자와 시위 참여 여성의 설전이 담긴 영상을 자사 홈페이지에 그대로 공개했다.
한편, 이날 집회는 공권력을 지지하고 질서 회복을 촉구하는 친중파 세력이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관영인 신화통신은 30만명이 넘는 홍콩 주민이 빗속을 뚫고 집회에 참여했다고 강조했지만, 당국은 참가자를 10만명 정도로 추산했다.
시위 참가자들은 최근 송환법 반대 시위대가 경찰을 상대로 폭력을 행사해 홍콩의 안정과 번영을 해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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