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번째 팀' 현대캐피탈 유니폼 입고 친선경기 출전
(부산=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남자 프로배구 세터 황동일(33)이 다섯번째로 팀을 옮겼다.
팀을 여러 번 옮기는 것에는 장단점이 있다. 일단 황동일은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무엇보다 대학 시절 친구 문성민(33), 신영석(33)과 한 팀에서 뛰게 된 것은 '행운'이다.
21일 부산 기장체육관에서 현대캐피탈 연습복을 입은 황동일을 만났다.
현대캐피탈, 삼성화재, 한국전력, OK저축은행 등 4개 V리그 남자팀의 친선 연습경기인 '2019 부산 서머 매치' 현장에서다.
정식 경기는 아니지만, 이 대회는 황동일이 현대캐피탈의 일원으로서 참여하는 첫 경기다.
황동일은 2018-2019시즌까지 삼성화재에서 뛰었지만 팀 생활을 연장하지 못했다.
그러나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이 황동일에게 손을 내밀었다. 황동일은 입단 테스트 기회를 통과해 현대캐피탈과 계약했다.
현대캐피탈은 '국가대표' 공격수와 센터 문성민과 신영석이 있는 팀이다. 황동일과 문성민, 신영석은 대학 시절 경기대 전성기를 이끈 선수들이다.
황동일은 "감회가 새롭다. 영석이, 성민이와 한 팀에서 은퇴하고 싶은 꿈이 있었다"며 "같이 할 수 있다는 것에 기쁘고 영광스럽다"고 말했다.
문성민과 신영석은 현재 남자배구 대표팀에서 2020년 도쿄올림픽 세계 예선전을 준비하고 있다.
황동일은 "친구들이 대표팀에 가 있어서 지금은 같이 못 뛰지만, 현대캐피탈에 적응하는 데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 우리나라는 대표하는 공격수들 아닌가"라고 고마워했다.
황동일은 2008-2009시즌 데뷔 이후 10시즌 동안 우리캐피탈(현 우리카드), LIG손해보험(현 KB손해보험), 대한항공, 삼성화재를 거쳐 현대캐피탈까지 여러 팀을 전전했다.
이에 대해 황동일은 "팀을 많이 옮긴 것을 긍정적으로 볼 수도, 부정적으로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저에게는 다 값진 경험"이라며 "각 팀의 문화를 배웠다는 장점을 살리고 싶다. 그동안 배운 것들로 현대캐피탈에 녹아들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최태웅 감독은 황동일이 '밑바닥부터 다시 시작하겠다'는 각오를 품은 것을 보고 계약을 결정했다. 황동일은 "무조건 다시 시작하고 다시 처음부터 배운다는 생각으로 왔다"며 그런 마음가짐이 변함없다고 강조했다.
명세터 출신이자 세터 조련사인 최 감독은 "황동일에게는 시간이 많이 필요할 것 같다. 길게 보고 있다. 내년까지도 생각한다"며 황동일을 차근차근 가르치겠다는 뜻을 밝혔다.
황동일은 "최태웅 감독님 밑에서 배우는 게 꿈이었다"며 "습관을 하루아침에 고치기 쉽지 않지만 노력 중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감독님께 배운 지 몇 주 안 됐지만, 이번 경기에서 그동안 한 게 나왔으면 좋겠다"라며 "기다리시는 팬들에게도 재밌는 시간을 드리고 싶다. 아무래도 삼성화재와 현대캐피탈은 라이벌이기도 해서 저도 많이 설렌다"라고 기대했다.
abb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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