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박물관서 23일부터 두 달간 열려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석파정(石坡亭)은 한양도성 창의문에서 세검정으로 가다 보면 왼쪽에 있었다는 조선시대 별장이다. 뒤로는 험준한 바위가 있는 인왕산이 버틴다.
지금은 석파정 자리 앞으로 도로가 놓이고 주변 경관이 크게 바뀌어 흥취를 느끼기 어렵다. 하지만 이한철이 1860년에 그린 석파정도(石坡亭圖)를 보면 조선 후기에 석파정이 얼마나 아늑한 공간이었는지 알게 된다.
선조들은 이처럼 자신이 직접 감상한 아름다운 산하를 화폭에 담았는데, 고려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명승을 그린 그림을 흔히 '실경산수화'(實景山水畵)라고 한다. 조선 후기에는 중국 남종화를 수용해 만들어진 새로운 화풍인 진경산수화(眞景山水畵)가 제작되기도 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국내외에 있는 실경산수화 360여 점으로 실경산수 흐름을 살피고 창작 과정을 조명하는 특별전 '우리 강산을 그리다: 화가의 시선, 조선시대 실경산수화'를 23일부터 연다고 22일 밝혔다.
석파정도와 김응환이 1788∼1789년에 김홍도와 함께 금강산을 유람하고 그린 '해악전도첩' 속 '백운대'는 일반에 처음으로 공개되는 작품이다.
4부로 나뉘는 전시에서 제1부는 고려시대부터 조선시대 중기까지 실경산수화 전통과 제작 배경을 설명한다. 산수를 묘사한 그림은 물론 모임인 계회(契會)를 그린 작품이나 회화식 지도도 소개한다.
아울러 레이크사이드 컨트리클럽 창업주인 고(故) 윤익성 회장 유족이 기증한 16세기 중반 회화 '경포대도'와 '총석정도'를 처음으로 선보인다.
제2부는 밑그림인 초본(草本)을 집중적으로 다룬다. 김홍도가 그린 '해동명산도첩'과 정수영이 남한강 풍경을 스케치한 작품 등을 공개한다.
이어 제3부는 화가가 초본과 답사 기억을 바탕으로 자연 풍경을 재구성해 작품을 완성하는 과정에 초점을 맞추고, 제4부에서는 작가가 실경을 뛰어넘어 경치를 어떻게 재해석했는지 확인한다. 전시는 9월 22일까지.
특별전과 연계해 상설전시관 2층 서화실에서도 조선시대 그림 32점을 11월 초까지 전시한다.
psh59@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