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반 아슬아슬 존슨 내각…조기총선 승부수 던질까

입력 2019-07-23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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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반 아슬아슬 존슨 내각…조기총선 승부수 던질까
8월 보궐선거 등에서 패할 경우 국정 운영 난관 예상돼
일각선 브렉시트 단행 후 내년 여름 조기총선 시나리오 거론



(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 보리스 존슨(55) 전 외무장관이 23일(현지시간) 영국 보수당 당대표 및 총리에 새롭게 선출됐지만 앞으로 국정운영에는 많은 난관이 예상된다.
무엇보다 현재 하원 구성상 자신이 원하는 정책을 밀어붙이기가 쉽지 않다.
의원내각제를 택한 영국 정치 시스템하에서 유권자들은 총선에서 자신의 지역구를 대표할 하원의원을 뽑고, 다수당이 정부를 형성한다.
아울러 다수당 대표가 총리를 맡는다. 정당은 별도 총선 없이 중간에 대표를 교체할 수 있으며, 이 경우 총리도 바뀌게 된다.
존슨 전 외무장관이 이번에 총리에 선출된 것도 이같은 경우다.
문제는 현재 하원에서 집권 보수당이 단독 과반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 있다.
현재 영국 하원의 총 의석은 650석이므로, 과반은 326석이다.
하지만 하원의장과 부의장 3명, 아일랜드 민족주의자 정당인 신페인당 의원 7명 등 11명은 표결에 참여하지 않기 때문에 이를 제외한 639명 중 과반은 320명이다.
현재 집권 보수당 소속 하원의원은 312명에 불과하다.
2017년 총선에서 단독 과반에 실패한 보수당은 북아일랜드의 연방주의 정당인 민주연합당(DUP·10석)과 이른바 '신임과 공급'(confidence and supply) 합의를 맺었다.
DUP는 정부 입법계획을 담은 '여왕 연설'과 예산안, 세입·세출 관련 법안 등 정부 제출 핵심 법안을 지지하고, 총리 불신임안이 상정되면 반대표를 던지기로 했다.
대신 보수당 정부는 북아일랜드 인프라와 보건, 교육 등을 위해 10억 파운드(약 1조5천억원)를 추가 지출하기로 약속했다.
DUP는 통상의 연립정부와 달리 내각에는 참여하지 않는다.
존슨 내정자가 총리 취임 이후에도 '신임과 공급' 합의를 유지하면 가까스로 과반을 유지할 수는 있다.
그러나 다음달 웨일스 브레콘 및 래드너셔 지역구에서 실시되는 보궐선거에서 보수당이 의석을 잃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또 보수당 찰리 엘피크 의원이 성폭행 혐의 등으로 기소된 데다, 또 다른 보수당 의원 역시 금융업계로 돌아가기 위해 하원의원직에서 사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져 추가 보궐선거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여기서도 패배하면 DUP 의석수를 고려하더라도 과반이 위태로워지는 만큼 존슨 내정자가 브렉시트는 물론 각종 정책 추진 과정에서 의회의 벽을 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존슨 내정자가 국정운영의 추진력을 얻기 위해 당초 2022년 예정된 총선을 앞당기는 조기총선 승부수를 걸 가능성이 거론된다.
존슨 내정자는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이른바 브렉시트를 단행하기 전에 조기총선을 개최하는 것은 완전히 어리석은 행동이 될 것이라며 일단은 브렉시트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일간 더타임스는 그러나 최근 존슨 내정자의 경선 캠프 측에서 내년 여름 조기총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보수당 선거자금 모집에 집중하고 있다는 내용을 보도했다.
더타임스는 현재 노동당 역시 브렉시트 정책과 반 유대주의 논란 등으로 분열돼 있는 만큼 제러미 코빈 대표가 있는 동안 조기총선을 개최해야만 보수당이 정권 재창출에 성공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보수당이 총선에서 신생 브렉시트당과 손을 잡을 수도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지만 존슨 내정자는 경선 과정에서 "이를 배제하고 있다"고 일축했다.
앞서 지난 5월 열린 유럽의회 선거에서 보수당 정부가 브렉시트를 완수하지 못한데 실망한 지지층이 옮겨가면서 신생 브렉시트당이 1위로 돌풍을 몰고 온 반면 보수당은 한 자릿수 지지율에 그치는 수모를 겪었다.
pdhis95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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