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조 선수, 다이빙에 이어 하이다이빙 선수로
(광주=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셀리아 로페스(31·스페인)는 하이다이빙을 시작한 뒤 "왜 그렇게 위험한 스포츠를 하는가"라는 질문을 많이 받았다.
22일 광주광역시 동구 조선대 하이다이빙 경기장에서 열린 2019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하이다이빙 여자부 1, 2차 시기가 끝난 뒤에도 그랬다.
로페스는 "자주 받은 질문이고, 같은 답을 한다. 같은 답을 할 때도 즐겁다"며 "나는 높이와 연기를 즐긴다. 하이다이빙은 정말 재밌는 종목"이라고 웃었다.
그는 이날 1, 2차 시기에서 91.55점을 받아 13명 중 12위에 그쳤다. 그러나 로페스는 두 차례의 연기를 펼친 뒤 환한 미소를 지으며 관중석을 향해 두 팔을 흔들었다.
아찔한 20m 높이에서 뛰어내리는 짜릿함은 '점수'로 판단할 수 없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로페스는 "나는 경쟁을 좋아한다. 당연히 더 높은 점수를 얻고 싶다"면서도 "순위에는 얽매이지 않는다. 내가 최선을 다하고, 즐겁게 연기했다면 후회는 남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안전'에 대한 걱정도 하지 않았다. 로페스는 "나는 안전장치가 덜한 클리프 다이빙(암벽이나 절벽에서 뛰어내리는 것)도 즐긴다"며 "하이다이빙은 안전 수칙이 있다. 물론 위험한 종목이지만, 안전 수칙만 잘 지키면 위험은 사라진다"고 말했다.
로페스는 기계 체조 선수였다. 이후 실내 다이빙을 병행했다.
그는 "어릴 때부터 높이 뛰고, 연기하는 걸 좋아했다. 체조, 실내 다이빙을 할 때도 즐거웠다"며 "더 재밌는 스포츠를 찾다 보니 하이다이빙에도 입문했다. 2년 전부터 '전문 하이다이빙 선수'로 불릴 정도가 됐다. 지금은 이렇게 세계선수권 무대까지 밟았다"고 말했다.
로페스는 기계체조, 다이빙에서는 세계선수권을 치르지 못했다. 2019년 광주에서는 세계선수권 무대에 올랐다.
물론 아직 하이다이빙 저변이 넓지 않아 선수로 생계를 꾸릴 수는 없다. 로페스는 스페인 내 통신사에 다니고, 개인 트레이너도 한다.
그는 "돈을 벌 방법은 많지만, 인생을 즐기는 방법은 많지 않다. 하이다이빙은 내게 그런 스포츠"라고 했다.
jiks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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