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로 앤 오더'의 모델…최장수 맨해튼지검장 활약
(서울=연합뉴스) 김서영 기자 = 30년이 넘는 재직기간 동안 뉴욕 맨해튼의 '명 검사장'으로 이름을 알렸던 미국의 전설적인 검사 로버트 모겐소가 21일(현지시간) 세상을 떠났다. 향년 99세.
AP통신에 따르면 모겐소의 아내인 루신다 프랭크스는 지병을 앓던 모겐소가 맨해튼의 병원에서 이날 사망했다고 밝혔다.
1960년대 케네디 행정부 시절 맨해튼 연방검사로 임명된 모겐소는 1974년 지역 시민들의 투표로 맨해튼 지방검사장이 된 후 9연임에 성공하면서 무려 35년간 '최장수' 지검장 자리를 지켰다.
그는 미국에서 가장 업무량이 많은 맨해튼 지방검찰청에서 재직 기간에 매년 10만건이 넘는 형사사건을 처리했다.
이 가운데에는 1984년 뉴욕 지하철에서 돈을 갈취하는 흑인 소년에게 총격을 가해 '지하철 자경단'으로 알려진 버나드 게츠 사건, 영국 밴드 비틀스의 멤버 존 레넌을 살해한 마크 데이비드 채프먼 사건 등이 있다.
화이트칼라 범죄도 그의 '전공' 중 하나였다. 지난 1963년에는 하버드대 로스쿨 제임스 M. 랜디스 학장의 탈세 혐의를 입증해 유죄 판결을 받아냈다.
연방검사 시절 97%의 승소율을 보였던 모겐소는 지검장으로 활동하던 1990년대 후반에 배당 사건 4건 중 3건의 유죄판결을 받아내는 '전설적인' 승률을 보여줬다.
모겐소는 미국 NBC방송의 범죄수사 드라마인 '로 앤 오더'(Law & Order)의 극중 인물인 애덤 쉬프 검사의 실제 모델이기도 하다.
당시 '로 앤 오더'를 연출한 딕 울프 감독은 모겐소를 "뉴욕 역사상 가장 훌륭한 연방검사"라고 묘사했다.
지난 2005년 86세의 나이로 지검장 선거에 출마한 모겐소와 맞붙은 레슬리 크로커 스나이더 전 판사는 고령과 오랜 임기를 그의 약점으로 파고들었으나, 모겐소는 59%의 지지로 41%의 스나이더를 제치고 한 번 더 지검장에 당선됐다.
모겐소는 2009년 50여년의 검사 생활을 끝내고 다음 검사장 선거에는 출마하지 않겠다며 공식적인 은퇴를 알렸다.
통상적인 은퇴 연령보다 25년을 더 일한 모겐소는 당시 은퇴 이유를 묻는 취재진에 "내 출생증명서를 봤더니 '이제 때가 됐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할 일을 다 했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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