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임 중 이란 핵합의·후쿠시마 원전 사고…작년부터 건강 이상으로 사임설
(제네바=연합뉴스) 이광철 특파원 = 건강 문제로 사임설이 돌았던 아마노 유키야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 별세했다고 IAEA가 22일(현지시간) 밝혔다.
올해 72세인 아마노 사무총장은 지난해부터 건강 문제로 조기 사임할 것이라는 얘기가 주변에서 나왔고 작년에는 빈을 떠나 수술도 한 차례 받았다.
IAEA는 아마노 사무총장의 건강이 최근 급속도로 악화했으며 이달 18일 숨을 거뒀다고 덧붙였다. 유가족은 22일 장례 절차가 마무리되고 나서 공개해달라며 IAEA에는 21일 별세 소식을 전했다.
IAEA는 그의 죽음을 추모하며 이날 본부 건물에 조기를 내걸었다.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로 갈등을 겪는 미국과 이란도 아마노 사무총장의 별세에 애도의 뜻을 밝혔다.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부 차관은 트위터에서 깊은 애도의 뜻과 함께 "아마노 사무총장은 IAEA 수장으로서 매우 유능했었다"고 평가했다.
재키 월코트 주IAEA 미국 대사는 "비핵화를 지지하는 사람들이 위대한 친구를 잃었다"고 말했다.
핵합의를 이뤄내는 데 기여했던 아마노 사무총장이 갑작스럽게 별세함에 따라 지난해 미국의 탈퇴로 촉발된 핵합의 위기를 수습하는 문제도 어려운 상황을 맞게 됐다.
이란은 미국의 탈퇴에 맞서 최근 우라늄 농축도를 핵합의 한도 이상으로 높이면서 미국과 유럽을 압박하고 있다.
주 IAEA 일본 대사를 비롯한 비핵화 관련 기구의 전문 외교관으로 활동했던 아마노 사무총장은 2009년 12월 처음 IAEA 사무총장에 선출됐다.
IAEA의 탈정치화, 이란 핵문제에 대한 원칙적 대응, 비핵화의 필요성 등을 강조하면서 서방국들의 지지를 받았다.
그는 버락 오바마 미국 행정부와 이란, 영국, 프랑스, 독일, 중국, 러시아가 맺은 핵합의에 적극적인 지지를 밝혔고 북한 핵문제와 관련해서는 IAEA가 언제라도 현장에서 사찰할 수 있는 준비가 돼 있다고 말해왔다.
첫 임기 중인 2011년에는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겪기도 했다.
2017년 IAEA 사무총장에 세 번째 선출된 그의 임기는 원래대로라면 2021년 11월 30일까지다.
아마노 사무총장은 지난해에도 건강 문제 때문에 조기 사임할 것이라는 얘기가 나왔었고, 실제로 9월에는 오스트리아 빈을 떠나 수술을 받은 뒤 업무에 복귀했다.
IAEA 소식통들은 최근 몇 년 그의 건강이 계속 나빠졌다고 전했다.
그의 후임은 라파엘 그로시 IAEA 아르헨티나 대사와 아마노 사무총장의 비서실장 역할을 해온 루마니아 출신의 코넬 페루타 IAEA 최고 조정관이 거론되고 있다.
35개국으로 이뤄진 집행 이사회가 새 사무총장을 선출하면, 9월 총회에서 이사회가 선출한 사무총장을 승인하게 된다.
신임 사무총장 선출 전까지는 메리 앨리스 헤이워드 부사무총장이 IAEA를 이끌 예정이다.
아마노 사무총장은 최근 건강이 나빠진 뒤 가까운 IAEA 인사들과 후임 문제도 거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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