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1 이어 2도 '대박'…"도하나와 김하나의 성장 공감 얻어"
(서울=연합뉴스) 이정현 기자 = 플레이리스트를 웹드라마 신흥 강자로 올려놓은 '에이틴'은 10대 사이에서 신드롬을 일으키며 하나의 문화 현상으로 자리 잡았다 해도 과하지 않다.
'에이틴'은 시즌1에 이어 이달 종영한 시즌2까지 10대만의 고민과 그 속에서 성장하는 캐릭터들을 입체적으로 그려내며 또래의 절대적 지지를 얻었다. 누적 조회 수는 3억뷰에 이른다.
작품을 연출한 한수지 PD를 최근 서면으로 만났다. 그는 작품의 잇따른 성공에 대해 '지나온 10대를 이야기하는 건 쉽지만, 우린 지금 처음으로 10대를 보내고 있기에'라는 극 속 구절로 설명을 대신했다. 한 PD는 "10대를 철없고 순수하게만 바라보는 어른 시점이 아닌, 현재 10대를 보내는 친구들 이야기를 그들의 시점으로 보여주는 게 통하지 않았나 싶다"고 했다.
그는 특히 10대 여성 시청자들이 이 작품에 열광한 이유에 대해서는 "웹 콘텐츠를 적극적으로 소비하는 시청자층이 여성이 많아서이기도 하지만, 스토리 중심에 도하나(신예은 분)와 김하나(이나은)의 성장이 담겼던 이유가 크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도하나와 김하나의 시점에서 풀어낸 여러 에피소드는 '에이틴' 시리즈의 시작이면서 기둥이 됐다.
'에이틴'에서는 또래의 우정과 학업, 진로에 관한 고민이 로맨스와 비슷한 비중으로 심도 있게 그려진다.
한 PD는 "사전 준비 단계에서 10대들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가장 고민하는 분야 1위가 우정, 2위가 학업, 3위가 연애, 4위가 진로였다"라며 "어떤 에피소드를 좋아할지 가늠할 수 없던 와중에 10대들의 다양한 이야기를 담아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설명했다.
10대 문화에 빠삭할 것만 같은 '에이틴' 제작진도 사실은 만만치 않은 진입장벽을 느꼈다고 한다.
한 PD는 "처음에는 10대 문화에 다가가기 너무 어려웠다. 그래서 10대가 좋아하는 방송, 나오는 방송, 많이 찾는 커뮤니티 등 그들이 많이 찾고, 떠드는 곳을 들여다봤다"라며 "SNS가 가장 큰 도움을 줬다. 또 학생들을 만나 인터뷰도 하고, 고등학교 근처 카페에서 학생들을 그냥 관찰하기도 했다"라고 털어놨다.
이런 노력 덕분에 '에이틴' 속 캐릭터들은 복합적이고 입체적이다. 한 PD도 "기획 단계에서 캐릭터 설정 회의에 많은 시간을 썼다. 학원극이지만 단순하지 않고, 또 10대라고 그들이 가진 고민이 가볍진 않을 거란 이야기들을 나눴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주인공들이 시청자들에게 친해지고 싶은 무리로 보이길 바랐다. 실수도 있고, 아직은 완성되지 않았지만, 여러 사건을 겪으며 성장하는 스토리로 풀어나가고자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에이틴'에서 등장하는 립 틴트, 티셔츠, 신발 등 상품들이 모조리 '완판'되는 현상에 대해서도 물었다. 한 PD는 "실제 친구들이 사용하는 물건을 담아내고 싶었다. 원하는 PPL(간접광고)만 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사업팀에서도 가장 잘 지금의 10대 문화를 나타내고 어울릴 수 있는 상품을 매치해주기 위해 노력해줬다"라고 했다.
원래 디자인을 전공하다 웹콘텐츠에 대한 매력을 느껴 이 시장에 뛰어들게 됐다는 한 PD는 '에이틴' 차기 시즌에 대해서는 "비밀"이라고 말을 아꼈다. 등장인물들이 나이가 들면서 시청자층 역시 넓혀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며, 캐릭터별 고민과 회의에 힘쓰고 있다고 했다.
웹드라마의 성공 요건을 묻자 '타깃에 대한 정확한 이해'라고 답한 한 PD는 앞으로 하고 싶은 작품에 대해 "경력이 쌓이면 시대극, 퓨전극, 엄마에 대한 이야기도 다뤄보고 싶다"는 소망을 밝혔다.
lis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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