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박열'로 재조명…사망 92년 만에 건국훈장 애국장 받아
(문경=연합뉴스) 박순기 기자 = 박열의사기념사업회는 23일 경북 문경시 마성면 박열의사기념관에서 제93주기 가네코 후미코(金子文子) 추도식을 열었다.
추도식에서는 가네코 후미코 여사의 외가가 있던 야마나시 가네코 후미코 연구회 사토 노부코 회장이 건국훈장 애국장을 박열의사기념관에 기증했다.
한국 정부는 사망 92년만인 지난해 가네코 후미코 여사에게 건국훈장 애국장을 서훈했다.
2017년 개봉한 영화 '박열'은 가네코 후미코의 업적을 재조명했다.
행사는 추도사, 헌화, 분향에 이어 한ㆍ일 간 연구 성과를 교류하는 공동 워크숍, 헌시 낭송, 문경시립합창단 합창 순으로 진행됐다.
가네코 후미코 여사는 1903년 일본 가나가와현 요코하마 출신으로, 당시 아버지가 그녀를 입적시키지 않아 친척 집을 전전하며 힘든 시기를 보냈다.
이후 고모의 양녀로 들어가 충북 청원군 부용면(현 세종시 부강면)에서 약 7년 동안 학대를 받으며 지내다 1919년 3·1운동 당시 조선인들의 독립 의지에 크게 감명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녀는 같은 해 일본으로 돌아가 아나키스트(무정부주의자)가 됐고, 1922년 도쿄에서 박열 의사를 만나 항일운동에 참여했다.
이후 일제의 탄압정책을 비판하는 한편 박열 의사를 도와 일왕 부자를 폭살하고자 폭탄을 반입하다가 체포돼 옥살이하다 1926년 7월 우쓰노미야 교도소에서 숨졌다.
문경시 문경읍 팔영리에 있는 묘는 방치돼 오다 1973년 독립지사들이 묘역을 정비하고 기념비를 세웠다.
박열의사기념사업회는 2003년 기념공원을 조성하면서 기념관 안으로 그녀의 묘를 옮겼다.
기념관은 2003년부터 일본의 가네코 후미코 연구회와 함께 홀수년 7월 23일에는 국내에서, 짝수년에는 일본 야마나시에서 추도식을 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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