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하메드 왕세제 방중…시진핑 "봉쇄와 고립은 해가 될 뿐"
中지도부 서열 1~3위 모두 나서 UAE 우군 만들기 총력외교
(베이징=연합뉴스) 심재훈 특파원 =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이 아랍권 실력자이자 미국과 가까운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왕세제를 만나 전방위 협력을 추진하기로 했다.
특히 중국은 모하메드 왕세제의 환심을 사기 위해 시진핑 주석과 리커창(李克强) 총리, 리잔수(栗戰書)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장 등 중국 지도부 서열 1~3위가 모두 출동하며 최고 의전을 펼쳤다.
23일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人民日報)에 따르면 시진핑 주석은 전날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 광장에서 모하메드 왕세제를 위한 공식 환영 행사를 했다.
이어 시진핑 주석은 모하메드 왕세제와 회담에서 "글로벌 시대를 맞아 협력하고 윈윈해야 한다"면서 "봉쇄와 고립은 자신의 이익에 해가 될 뿐"이라고 강조했다.
시진핑 주석은 중국과 UAE 관계가 서로 다른 지역 및 문화를 가진 국가 간 전략적 협력의 모범이 된다면서 "중국은 UAE와 함께 복잡한 정세 속에서 발전을 추진함으로써 양국 간 전면적 전략 동반자 관계가 새로운 성과를 내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 주석은 양국 간 정치적 상호 신뢰와 전략적 소통 강화의 필요성을 역설하면서 "중국은 UAE를 중요한 전략적 협력 동반자로 삼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에 모하메드 왕세제는 시진핑 주석이 주창한 인류운명공동체 구상에 지지를 표명하면서 중국이 중동 평화와 안정을 수호하기 위해 더 큰 역할을 발휘하는 데 환영 의사를 내비쳤다.
이날 시 주석과 모하메드 왕세제는 다자 협력 문서 교환식에도 참석해 중국 주도의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가 UAE에도 대규모 경협이라는 선물 보따리로 이어질 것임을 시사했다.
리커창 총리도 이날 모하메드 왕세제를 만난 자리에서 UAE가 중국의 중요한 파트너라고 강조하면서 "중국은 UAE와 정치적 상호 신뢰를 공고히 하고 전방위 협력을 심화해 양 국민에게 이익을 주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모하메드 왕세제는 UAE와 중국의 우의를 언급하면서 중국과 에너지, 금융, 과학기술, 항공 등 분야 협력을 심화하고 대중국 투자를 늘리겠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아울러 리잔수 전인대 상무위원장도 이날 모하메드 왕세제를 만나 양국 간 협력 관계 강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중국이 이처럼 모하메드 왕세제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그가 중동의 실세인 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각별한 관계이기 때문이다.
모하메드 왕세제는 1조3천억 달러(약 1천500조원)의 국부펀드를 운용하는 세계 최고의 부자로 꼽히고 있다.
또 미국으로부터 각종 첨단 군사 장비를 도입해 UAE 군사력은 아랍권 최강으로 꼽히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카타르와 리비아, 사우디 등 정책을 입안할 때 심지어 각료들이나 고위안보 관리들보다 모하메드 왕세제의 견해를 중시한다는 말도 나올 정도다.
베이징 소식통은 "중국 지도부 서열 1~3위가 특정 국가 지도자를 만나주는 것은 최고 의전으로 그만큼 모하메드 왕세자가 아랍과 미국에 대해 가진 영향력을 의식해 우군으로 만들고자 하는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president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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