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보복 갈등 속 한일 교류 어떻게…경남도, 행사 취소 '고민'

입력 2019-07-23 11:36  

경제보복 갈등 속 한일 교류 어떻게…경남도, 행사 취소 '고민'
청소년 방한·자매결연도시 방일 행사 축소 검토…도의회 일본 연수는 취소


(창원=연합뉴스) 황봉규 기자 = 강제징용 배상 판결 후 일본의 경제보복으로 인한 한일 갈등이 지속하는 가운데 경남도가 예정된 한일교류 행사를 취소할지를 놓고 고민에 빠졌다.
경남도는 7∼8월 일본과의 교류행사 2건이 예정돼 있는데 이러한 행사를 예정대로 진행해야 할지 신중하게 검토 중이라고 23일 밝혔다.
일본제품 불매운동 확산 등 일본의 경제보복에 따른 국민 정서가 악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오는 25일부터 29일까지 경남을 방문하는 일본 오카야마현 청소년 23명의 한일교류 행사는 예정보다 축소해 진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경남과 일본 청소년이 격년제로 상호 방문해 상대 나라의 역사문화체험과 홈스테이 활동 등을 하는 교류행사를 취소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더욱이 올해는 경남 청소년이 일본에 가는 것이 아니라 일본 청소년이 경남을 방문하는 것이어서 최근 한일갈등과는 구분돼야 한다고 봤다.
대신 도청에서 열려던 환영행사를 경남청소년지원재단에서 간소하게 치르고, 일본 청소년 방문소식을 별도 보도자료로 내지 않기로 하는 등 행사를 축소할 방침이다.
8월 16일부터 사흘간 공무원과 민간공연단 등이 일본 오카야마를 방문하는 교류행사도 고민스럽다.
도는 아직 구체적 지침을 정하지 않았으나 민간공연단이 포함된 교류행사를 취소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도 관계자는 "외교는 한번 신뢰가 무너지면 회복하기 어렵다"며 "국가 간 외교로 풀어야 할 문제와 관련해 지방자치단체가 대응하기가 상당히 고민된다"며 한일 갈등 속 교류행사 추진에 어려움을 토로했다.
반면 경남도의회 건설소방위원회는 21일부터 27일까지 예정된 일본 연수를 취소했다.
건설소방위는 '재난대비 시스템 및 선진 도시기반시설 벤치마킹'을 위해 일본 홋카이도와 도쿄, 사이타마, 오카야마, 후쿠오카 등지의 홍수 방지시설, 지진 재해기념관 등을 둘러볼 예정이었다.
강민국 건설소방위원장은 "중앙정부가 일본과 갈등이 있다 하더라도 지방정부는 소통하고 미래지향적으로 가야 하므로 국제교류는 필요하다"면서도 "그러나 이번 경제보복으로 국민 정서가 악화하는 데다 도의원 일본 연수가 세금으로 진행되는 점을 고려해 이번에는 취소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거제시도 청소년 20명이 31일부터 8월 2일까지 자매결연도시인 일본 후쿠오카현 야메시를 방문하는 문화교류 행사를 취소하기로 한 바 있다.
거제시는 청소년 방문을 취소하는 대신 독도 탐방을 검토하기로 했다.
bo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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