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한다면 멈출 수 있었다…시 주석, 옳은 일 하기 바라"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홍콩에서 벌어진 범죄인 인도법안(송환법) 반대 시위와 관련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책임감 있게" 대응해 왔다고 평가해 눈길을 끈다.
22일(현지시간) AFP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임란 칸 파키스탄 총리와 회담을 앞두고 취재진을 만난 자리에서 이같이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재진의 질문에 "난 이게 시 주석에게 매우 중요한 상황이란 걸 안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이어 "중국은 원한다면 (시위를) 멈출 수 있었다"면서 "나는 그것에 많이 관련되지 않았지만, 시 주석은 책임감 있게 행동했다. 매우 책임감 있게 말이다"라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그렇게 많은 사람이 참여한 시위는 처음 봤다. 200만명 이상이 참여한 듯 보였다"면서 "시 주석이 옳은 일을 하기 바라지만 (시위가) 오랫동안 이어졌다는 점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친중 세력에 의한 백색테러를 홍콩 당국과 중국 정부가 방조했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는 기자의 말에도 "난 그게 비교적 비폭력적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고 AFP 통신은 전했다.
이날 발언은 미국과 중국이 내주 중국 베이징에서 무역 협상을 재개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나왔다.
이 회동이 성사되면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이 지난달 말 무역 협상 재개에 합의한 뒤 이뤄지는 첫 대면 협상이 된다.
홍콩에서는 범죄인 인도 조약을 체결하지 않은 중국 등에 범죄자를 인도를 허용하는 송환법 추진 반대 시위가 7주째 이어지고 있다.
많은 홍콩 시민은 이 법안이 통과될 경우 중국 정부가 반체제 인사나 인권운동가를 본토로 송환하는데 악용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강력한 반대 시위에 홍콩 행정 수반인 캐리 람(林鄭月娥) 행정장관은 송환법 추진 중단을 선언했지만, '홍콩의 중국화'에 불만을 품어 온 시민들이 민주 선거 등을 요구하면서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 21일 밤 홍콩 위안랑(元朗) 전철역에서 친중(親中) 세력으로 보이는 남성들이 송환법 반대 시위에 참석한 시민들을 각목 등으로 무차별 폭행해 45명이 다쳤다.
일부 지역에선 도로 점거에 저항한 차량 운전사를 시위대가 집단폭행하는 사건도 있었다.
홍콩 경찰은 위안랑 전철역에서 폭력을 행사한 혐의로 6명을 체포해 조사 중이다.
피의자들은 전원 24∼54세 남성들이었다. 현지 경찰 당국자는 피의자 중 일부는 폭력조직인 삼합회와 연계된 인물들로 파악됐다면서 달아난 공범들을 쫓고 있다고 밝혔다.
hwang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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