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권훈 기자 = 필립 에릭손과 폼 삭산신.
25일(한국시간)부터 나흘 동안 미국 테네시주 멤피스의 TPC 사우스윈드에서 열리는 월드골프챔피언십(WGC) 페덱스 세인트주드 인비테이셔널 출전 선수 명단에는 이처럼 낯선 이름이 올라있다.
WGC 페덱스 세인트주드 인비테이셔널은 총상금 1천25만달러에 우승 상금이 174만5천달러에 이르는 초특급 대회다.
컷이 없어 꼴찌를 해도 5천만원이 넘는 상금을 준다.
대회 명칭에 붙은 인비테이셔널에서 짐작하듯 아무나 출전하는 대회가 아니다.
세계랭킹 50위 이내와 미국프로골프(PGA)투어와 유럽프로골프투어의 주요 대회 우승자만 출전할 수 있다고 보면 맞다. 출전 선수는 많아도 80명을 넘지 않는다. 올해는 딱 64명에게만 출전 기회가 주어졌다.
엔트리가 150명이 넘는 US오픈이나 디오픈은 물론 90명 안팎으로 제한하는 마스터스보다 훨씬 출전하기 어렵다.
스웨덴 출신 에릭손은 현재 세계랭킹 377위에 불과하다. 태국인 삭산신은 214위다.
세계랭킹 55위의 안병훈(28)도 출전하지 못하는 WGC 페덱스 세인트주드 인비테이셔널에 에릭손과 삭산신이 나갈 수 있는 건 이 대회가 PGA투어와 유럽투어를 뺀 4개국에 안배한 5장의 출전권 덕이다.
WGC 대회는 국제프로골프투어연맹(IF of PGA Tours)이 주관한다. 1996년 출범한 국제프로골프투어연맹은 세계 각국 프로골프투어의 느슨한 연합체다.
미국의 PGA투어와 유럽투어, 그리고 일본프로골프투어(JGTO), 호주PGA투어, 남아공 선샤인투어가 창립 회원이고 아시안투어가 나중에 합류했다.
캐나다와 라틴아메리카투어가 준회원에서 회원으로 승격되면서 한국, 중국, 인도 등이 회원으로 가입했다.
WGC 페덱스 세인트주드 인비테이셔널이 일본투어의 투어챔피언십과 브리지스톤 오픈, 남아공 선샤인투어의 디멘션 데이터 프로암, 호주PGA챔피언십, 그리고 아시안투어의 인도네시아 마스터스 등 5개 대회 우승자에게 출전권을 부여한 이유다.
에릭손은 지난 2월 남아공 조지에서 열린 디멘션 데이터 프로암에서 우승해 특급 대회 출전권을 잡았다.
유럽프로골프투어 퀄리파잉스쿨에 낙방, 작년부터 남아공 선샤인투어에서 뛰고 있는 에릭손은 생애 첫 우승이 어마어마한 행운으로 이어졌다.
그는 유럽 2부투어에서도 한번도 우승을 해보지 못했다.
국제프로골프투어연맹은 2011년부터 이 대회 우승자에게 페덱스 세인트주드 인비테이셔널 출전권을 주고 있다.
삭산신은 작년 12월 인도네시아 마스터스 챔피언이다.
인도네시아 마스터스는 국제프로골프투어연맹이 아시안투어의 플래그십 이벤트로 지정한 대회다. 유럽투어나 일본투어와 공동주관하는 대회는 아니지만 세계 정상급 선수가 많이 출전한다.
작년 대회에서 삭산신은 세계랭킹 53위이자 올해 한국오픈 우승자 재즈 제인와타난넌드(태국)를 3타차로 꺾었다. 저스틴 로즈(잉글랜드)와 헨리크 스텐손(스웨덴)도 삭산신은 넘지 못했다.
세계랭킹 195위의 호리카와 미쿠무(일본)는 작년 일본 투어챔피언십 우승으로 이 대회 출전권을 손에 넣었고 세계랭킹 76위 이마히라 슈고(일본)도 일본투어 브리지스톤 오픈 정상에 올라 특급 대회 초청장을 받았다.
호주PGA챔피언십 우승자 캐머런 스미스(호주)는 이미 세계랭킹으로 출전권을 획득해 출전권 1장을 날린 셈이 됐다. 이 5개 대회에 걸린 출전권은 차순위에게 승계되지 않는다.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는 국제프로골프투어연맹의 회원이지만 WGC 페덱스 세인트주드 인비테이셔널 출전권이 걸린 대회를 지정받지 못했다.
오로지 세계랭킹 50위 이내에 들거나 PGA투어, 유럽프로골프투어 대회를 비롯한 주요 대회 우승 밖에 길이 없다는 뜻이다.
한국 선수로는 강성훈(32) 혼자 출전하는 이유 가운데 하나다.
코리안투어 관계자는 "세계랭킹 상위권 선수가 많이 출전하는 대회라야 그런 혜택을 받을 수 있다"면서 "아쉽지만 우리가 더 노력해야 할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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