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세계수영] 1승이끈 남자수구 이승재 코치 "경쟁력 높이려면 전지훈련 절실"

입력 2019-07-23 13:18  

[광주세계수영] 1승이끈 남자수구 이승재 코치 "경쟁력 높이려면 전지훈련 절실"
"고된 훈련 견뎌준 선수들 자랑스러워…다음 목표는 2020년 도쿄올림픽 티켓"
부주장 권영균 "후배들, 무한한 가능성 있어…한국 수구 앞으로 더 발전할 것"



(광주=연합뉴스) 박재현 기자 = 한국 남자수구의 세계수영선수권대회 첫 승을 지휘한 이승재 코치(47)는 전지훈련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한국은 23일 광주 광산구 남부대 수구경기장에서 열린 2019 국제수영연맹(FINA)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남자수구 15·16위 결정전에서 뉴질랜드에 17-16(3-3 2-2 4-5 3-2 <5-4>)으로 이겼다.
전·후반을 12-12 동점으로 마친 뒤 승부 던지기에서 5-4로 이겨 짜릿한 승리를 따냈다.
개최국 자격으로 세계선수권 무대를 처음 밟은 남자 수구 대표팀은 이전 4경기에서 모두 대패했지만, 최종전에서 뉴질랜드를 꺾고 대회 목표였던 '1승'을 달성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경기 후 기자회견서 이승재 코치는 "한국에서 열리는 대회인 만큼 1승을 염원했는데 응원해주시는 국민들 덕분에 값진 승리를 거뒀다"며 "모든 선수단이 하나가 돼 경기를 치렀기 때문에 좋은 결과가 있었다"고 말했다.
뉴질랜드와의 승부 던지기에서 한국 선수들은 단 한 번의 실수도 없이 모든 골을 넣었다.
골키퍼 이진우는 상대 두 번째 슈터 니콜라스 스탄코비치의 슛을 막아내 승리를 이끌었다.
이 코치는 "이런 상황이 올 수 있다고 예상해 훈련 때 승부 던지기 연습을 많이 했다"며 "5명이 모두 넣을 때까지 훈련을 계속하는 방식으로 철저히 준비했다"고 전했다.
신체 조건에서 서구권 선수들에게 밀리는 한국은 혹독한 체력·근력 훈련으로 열세를 극복하기 위해 애썼다.
"대표팀은 상상하지도 못할 만큼 힘든 훈련을 매일 소화했다. 아마 일반인이었다면 훈련 도중 익사했을 정도로 강도가 셌다"며 "이를 모두 이겨낸 선수들이 자랑스럽다"고 밝혔다.
대표팀 부주장 권영균(32·강원수영연맹)은 "이번 대회를 통해 한국 수구가 한 발짝 전진할 수 있었다"며 "'우리도 할 수 있다'는 믿음이 생겼다"고 말했다.
그는 주장인 이선욱(32·경기도청)과 함께 대표팀 내 최고참이다. 막내인 김병주(21·한국체대)와의 나이 차는 10살이 넘는다.
권영균은 "후배들은 무한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 친구들이기 때문에 앞으로 좀 더 발전된 한국 수구를 볼 수 있을 것"이라며 "이번에 1승을 이뤘으니 다음에는 좀 더 높은 목표에 도전해보겠다"고 다짐했다.


준비 여건은 좋지 않았다.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을 5위로 마친 대표팀은 바로 훈련을 재개하지 못했다.
이 코치는 "선수와 지도자 선발이 늦어져 4월 중순에야 모일 수 있었다"며 "3개월간의 짧은 훈련만을 거친 후 이번 대회를 뛰었다"고 전했다.
훈련 과정에서 가장 아쉬웠던 부분으로 이 코치는 전지훈련이 없었던 점을 꼽았다.
그는 "외국 선수들과 직접 겨뤄볼 수 있는 전지훈련이 실력 향상에 큰 도움이 되는데 이런 지원이 없어 아쉬웠다"고 밝혔다.
선수들의 생각도 같았다. 권영균은 "잘하는 선수들과 많이 붙어봐야 노하우가 생기고 경기에서 좋은 모습이 나온다"고 했다.
이선욱 또한 "전지훈련, 혹은 해외팀 초청 훈련을 했으면 좀 더 나은 경기를 펼칠 수 있었을 것"이라고 거들었다.
그는 아울러 "수구에는 상무팀이 없어 병역문제가 늘 걸림돌이 된다"며 "나도 군대를 다녀오느라 선수 생활을 오래 쉬었는데, 후배들은 상무팀에서 수구를 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대표팀의 다음 목표는 2020년 도쿄올림픽이다. 내년 2월 카자흐스탄 아스타나에서 열리는 아시아워터폴로챔피언십에서 한국은 아시아에 주어진 쿼터 1장을 노린다.
강호 일본은 개최국 자격으로 출전을 확정해 경쟁 상대에서 빠졌다. 하지만 여전히 카자흐스탄, 중국, 이란 등 넘어야 할 산은 많다.
이승재 코치는 "이번 세계선수권을 통해 힘과 체력이 아직 부족하다는 것을 알았다"며 "하체와 몸 중심 근력을 중점적으로 키우고, 체력 훈련을 더 강화해 올림픽을 노려보겠다"고 다짐했다.
traum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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