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체스 총리, 이틀간 급진좌파 포데모스 상대로 연정협상 '올인' 해야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조기총선 승리 이후 스페인의 과도 내각을 이끌어온 페드로 산체스 총리의 사회노동당이 의회의 정부 신임투표 1차 표결에서 패배했다.
스페인 하원은 23일(현지시간) 전체회의에서 사회노동당(PSOE·중도좌파)이 제출한 산체스 총리 내각에 대한 신임 투표를 부결시켰다.
하원 재적인원 350명 중 의원직이 정지된 4명을 제외한 346명이 표결에 참여해 찬성 124, 반대 170표, 기권 52표로 부결됐다.
산체스 총리가 지난 석 달 간 집중적인 연립정부 협상을 벌여온 급진좌파정당 포데모스의 의원들은 사회노동당과의 협상이 아직 타결되지 않음에 따라 이날 표결에서 반대표를 던졌다.
이에 따라 산체스 내각에 대한 신임투표 재표결이 오는 25일 진행된다.
과반의 찬성이 필요한 '절대 다수결'인 1차 표결과 달리 2차 표결은 반대보다 찬성이 많기만 하면 되는 '단순 다수결'로 이뤄진다.
따라서 산체스 내각에 대한 신임 투표가 의결될 가능성은 1차 투표 때보다는 높지만, 통과를 단언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사회노동당이 재집권하려면 급진좌파 포데모스와 기타 소수 지역정당들의 협조가 필수적이다.
지난 4월 28일 조기총선에서 산체스 총리가 이끈 사회당은 하원 350석 중 123석을 획득해 과반에 못 미치는 '절반의 승리'를 거뒀다. 포데모스의 하원의석은 42석이다.
1차 표결이 부결됨에 따라 산체스는 포데모스를 상대로 이틀간 집중적으로 연정협상에 나서야 한다.
전날 의회 연설에서 산체스 총리는 포데모스를 상대로 새 정부를 꾸리게 되면 최저임금 추가인상, 교육예산 확대 등 사회보장을 대폭 확대하겠다면서 '러브콜'을 보냈다.
그러나 포데모스의 파블로 이글레시아스 대표는 사회당이 내각의 중요 자리를 내놓지 않겠다는 입장이라면서 "우리에게 장신구 역할을 하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카탈루냐 분리독립에 찬성하는 소수정당 ERC도 "산체스 총리가 그 누구와도 협상하려 하지 않는다"면서 총리에게 연정 협상 의지가 없다고 비난했다.
25일 재표결에서 포데모스가 찬성표를 몰아준다면 스페인 사상 최초로 좌파 연립정부가 구성될 전망이다.
그러나 부결되면 스페인은 또다시 총선을 치러야 한다.
yongl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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